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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내년에도 46조 적자 국채 '액수만 줄고 빚은 그대로' 첫 예산

    발행일 : 2022.08.31 / 여론/독자 A3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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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가 정권 교체 후 처음 짜는 2023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 본예산보다 5.2% 늘어난 639조원이다. 정부는 추경 79조원이 포함된 올해 예산 총액보다는 6% 줄인 것이라며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하지만, 올해 본예산보다 31조원 불어난 예산이라는 점에서 '긴축'이라 하기는 어렵다. 내년 역시 정부의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 적자 국채 46조원어치를 새로 찍어야 한다. 4년 만에 연간 국가 채무 증가 폭을 100조원대 밑으로 떨어뜨렸다고 하지만 내년에도 국가 채무가 66조원이나 불어난다.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나랏빚 증가 속도를 다소 줄였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을 것이다.

    윤 정부의 첫 예산은 한번 불어난 정부 씀씀이를 줄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문재인 정부는 선심성 복지 지출을 마구 늘린 탓에 출범 당시 400조원대 예산을 5년 만에 600조원대로 불려 놨다. 추경을 10차례나 편성해 150조원을 추가로 뿌렸다. 그 결과 나랏빚이 5년간 450조원이나 불어나 국가 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 1인당 국가 채무가 1200만원대에서 1900만원대로 불어났다.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한 한국 경제로선 재정 건전성이 최후 방어선이나 다름없다. 윤 정부의 과제 중 하나는 만신창이가 된 재정을 다시 건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윤 정부는 이를 위해 120대 국정 과제 중 '재정 건전화'를 다섯 번째 순위에 올려놨지만, 첫 예산안에선 그 강한 실천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재정 건전성을 높이려면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수를 더 늘려야 하는데 윤 정부 첫 예산에선 어느 쪽도 체감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병사 월급 200만원, 부모수당 월 100만원을 실행하기 위한 예산이 반영돼 복지 예산 증가분(9조원)이 전체 예산 증가분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현금을 주는 복지 지출은 일단 늘리면 되돌리기 어렵다.

    정부는 건전 재정을 만들기 위해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줄이겠다면서, 내년 예산안부터 이 원칙을 적용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5년간 깊이 뿌리 내린 재정 중독 현상, 상습적인 추경 편성 등을 감안하면 이 약속이 지켜질지 걱정이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매표용 선심 쓰기 경쟁이 벌어지면 윤 정부도 초심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국가 부채·재정 적자 비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는 '재정 준칙'을 하루빨리 법제화해 정부 의무 사항으로 만들어야 한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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