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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이재명·문재인 합치면 '명문' 될까

    황대진 논설위원

    발행일 : 2022.08.31 / 여론/독자 A3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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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에서 10년 만에 당권 교체가 이뤄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친문계가 밀려나고 친명계가 당을 장악했다. 이재명 대표는 첫 일정으로 경남 양산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친명(明)과 친문(文)그룹은 같다" "'명문' 정당을 만들자"는 말이 오갔다고 한다.

    민주당이 진짜 '명문(名門)'이 되는 길은 문 전 대통령이 했다는 말 속에 답이 있다. 그는 "민주당이 이기는 정당으로 가려면 혁신·통합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혁신'과 '통합'을 외친 건 10년도 더 됐다.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 입당 전인 2011년 이해찬 전 대표, 조국 전 법무장관 등과 함께 재야에서 만든 조직 이름이 '혁신과 통합'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당의 혁신과 통합은 이뤄내지 못했다. 그의 재임 시 선거법 날치기로 사상 유례 없는 비례 위성 정당이 탄생했고, 자신들의 잘못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곳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문재인 혁신안'도 폐기됐다. 이른바 '문빠'들은 5년 내내 비주류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날렸다. '원팀'을 빙자해 비주류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굴종을 요구했다. 당시 한 의원은 "나를 비문(非文)이라 하지 말고 차라리 비주류라고 써 달라"고 간청했다. 비문이라는 낙인이 그만큼 무서웠던 것이다. 그 의원이 지금은 친명계의 핵심 의원이 됐다. 비명(非明)이라는 이유로 같은 당 사람이 배척당하지 않도록 그가 애써주길 바란다. 그게 통합의 시작이다.

    친문당이 친명당으로 바뀌면서 지지 그룹도 문빠에서 '개딸(개혁의 딸들)'로 교체됐다. 당내에선 "문빠가 하루 문자 1000통을 보낸다면 개딸은 700통 수준"이라며 개딸이 비교적 온건하단 주장도 나온다. 친명계는 전당대회 승리 후 개딸 영향력 강화를 위해 '권리당원 전원 투표' 당헌 신설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팬덤 정치는 통합의 걸림돌일 뿐이다. 친노와 친문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듯 개딸도 그러할 것이다.

    혁신은 이 대표 본인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 후 석 달 만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오고 다시 두 달 만에 당 대표까지 됐다. 그 과정에서 '셀프 공천', '셀프 방탄' 논란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검찰·경찰로부터 10여 건의 수사를 받고 있다. 혹시라도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면 스스로 방탄막을 해체하고 당당히 조사받기 바란다. 이 대표도 불체포특권 제한법에 100% 찬성한다고 했었다. 선제적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이 당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금은 내분으로 날을 지새우지만 국민의힘은 한때 혁신과 통합을 이뤄냈다. 국회의원 경험이 전혀 없는 30대 청년을 당 대표로 뽑고, 자신들의 등에 칼을 꽂았던 검사를 대선 후보로 선출해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민주당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쪼개졌던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이 합쳤고, 여기에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까지 끌어안았다. 혁신과 통합 측면에서 지난 대선은 0대2 국민의힘 완승이었다.

    마지막으로 문 전 대통령이 말한 '확장'은 지지층을 넓히는 것이다. 이는 협치에서 시작한다. 안보·경제 위기 속에 여야가 힘을 모을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근로소득세 개편, 1가구 1주택 종부세 합리화 등 급한 민생 법안부터 함께 처리하기 바란다. 이 대표도 30일 윤 대통령과 통화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민생 법안 협조를 약속했다. 대통령의 성공을 바란다는 그 말이 진심이라면 이 대표도 성공한 대표가 될 것이다.
    기고자 : 황대진 논설위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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