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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숨어있는 세계사] 나일강 둘러싼 물 분쟁

    정세정 장기중 역사 교사

    발행일 : 2022.08.31 / 특집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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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주변 나라들, 물 차지하려 댐 더 지으며 싸워요

    나일강 상류에 위치한 국가인 에티오피아가 최근 자신들이 짓고 있는 댐에 3차 물 채우기를 완료하면서 인근 국가인 이집트·수단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요. 나일강은 적도 부근에서 흐르기 시작해 에티오피아·수단·이집트 등을 거쳐 지중해로 들어가는 강이에요. 총길이 약 6700㎞로 세계에서 둘째로 길고, 아프리카에서는 가장 큰 강인데요.

    이 나일강의 물을 두고 인접한 국가들 사이에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요. 에티오피아가 자국에 있는 댐에 물을 채웠을 뿐인데 왜 인근 국가들이 반발하는지, 나일강의 물 분쟁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알아볼게요.

    나일강 물 분쟁의 시작

    나일강에 처음 건설된 댐은 1902년 완공된 이집트의 '아스완 댐'이에요. 나일강의 범람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지어졌지요. 이후 이집트는 계속되는 인구 증가와 물 사용 확대로 1958년 '아스완 하이 댐'을 추가로 건설하는데요. 이렇게 두 댐이 완공되며 8000㎢ 정도에 달하는 이집트의 사막 지역이 농토로 바뀌었고, 홍수를 막을 수 있게 되며 이집트의 농업 생산량이 200% 이상 증가했다고 해요.

    하지만 이때부터 이집트와 수단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하이 댐이 건설되며 인접한 국가인 수단에 수몰 지역이 생겼고, 이 때문에 수단 사람 약 9만명이 자신이 살던 고향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만 했어요. 이집트와 수단의 갈등은 1959년 이집트가 "아스완 댐을 통해 수단에 더 많은 물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하며 해소되는 듯했죠.

    하지만 이번엔 나일강 상류 연안 국가들이 반발하기 시작했어요. 댐 건설로 뚜렷한 피해를 본 것은 없지만, 이집트와 수단이 나일강의 수자원을 독점한다고 생각한 거예요. 특히 에티오피아는 이 협약에 반발해 "나일강 물을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러면서 "나일강 상류에 29개의 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데요. 이번엔 이집트가 이 계획에 반발합니다.

    이처럼 나일강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자 유엔은 1997년 '국제수로의 비항해적 사용법에 관한 회의'까지 개최했어요. 여기서 '두 나라 이상을 지나가는 강'을 공유하는 경우에 적용할 지침이 만들어졌는데요. 다수의 물 사용자 간에는 공평하게 물이 공유돼야 하고, 강에 인접한 국가들 사이에는 서로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어요. 하지만 이 지침은 여러 나라를 흐르는 강의 공유성은 강조하고 있지만, 구속력이나 강제성 있는 세부 조항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어요.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

    이집트의 댐 건설에 반발했던 에티오피아는 2011년부터 42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들여 자국을 흘러가는 나일강에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ERD)을 건설하고 있어요. 이 댐은 지금까지 83%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데, 2024년 댐이 완공되면 145m 높이 댐에 740억㎥의 물을 모을 수 있다고 해요. 댐에는 세계에서 일곱째로 큰 수력발전소가 지어질 예정이고요. 에티오피아는 이 댐을 이용해 에티오피아 내의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남는 에너지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하지만 이 댐은 나일강 인근의 새로운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어요. 댐 건설 계획이 처음 발표될 때부터 이집트와 수단 등 나일강 하류 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했어요. 나일강 상류인 에티오피아의 거대한 댐에 물을 채우면, 하류에 있는 국가들이 물 부족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이집트는 식수와 농업용수·공업용수의 약 97%를 나일강에서 얻고 있기 때문에 국가 존립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거죠. 처음 나일강에 댐을 건설해 물 분쟁을 일으킨 국가는 이집트지만, 에티오피아가 이에 반발해 댐을 건설하며 분쟁이 또 다른 분쟁을 낳고 있는 거지요.

    이에 2015년 수단의 수도인 하르툼에서는 에티오피아·수단·이집트 대표들이 모여 댐 관련 문제를 상의하기도 했는데요. 만약 나일강 인근 국가들에 가뭄이 들면 에티오피아가 댐의 물을 얼마나 내보낼지 등에 대한 논의도 포함됐어요. 하지만 세 국가의 합의는 쉽지 않았고, 협상은 결렬됐죠.

    이런 갈등 속에서도 댐 공사는 계속되고 있어요. 결국 지난 5월 이집트와 수단은 '나일의 수호자'라는 이름으로 해군·공군의 합동 군사훈련까지 실시했어요. 물 분쟁이 전쟁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거지요. 이에 지난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세 국가가 다시 모여 협상을 시도했지만,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어요. 전쟁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거지요.

    [메콩강 댐 둘러싸고 中·베트남 갈등]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메콩강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어요. 메콩강은 티베트에서 시작돼 미얀마·라오스·타이·캄보디아·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흘러들어 가는 총길이 약 4020㎞ 강이에요. 캄보디아와 베트남은 메콩강의 물을 식수·농업용수·공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1955년부터 강 상류에 11개의 댐을 만들어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 베트남에 90년 만에 가뭄이 나타나면서 기후변화뿐 아니라 상류에 댐을 건설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어요. 베트남의 가뭄이 중국의 댐 건설 때문이라는 거죠. 이 주장은 미국에서 처음 제기됐는데, 중국에서 이를 반박하면서 물 분쟁이 미·중의 정치적 대립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라고 해요.

    [그래픽] 아스완댐과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댐 위치도
    기고자 : 정세정 장기중 역사 교사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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