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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홀쭉해진 '백곰'… "빙판·팬들 함성이 그리웠다"

    안양=박강현 기자

    발행일 : 2022.08.31 / 스포츠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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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3년만에 아이스하키리그 개막, 안양 백지선 감독 데뷔전

    "시원한 빙판과 팬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서 펼쳐지는 승부의 세계가 무엇보다 그리웠습니다."

    최근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팀의 홈인 안양빙상장에서 만난 백지선(55·사진) 감독의 모습은 예전과는 사뭇 달랐다. 과거 건장한 체격(185㎝, 95㎏)으로 '백곰'을 떠올리게 했던 그는 최근 몸무게가 70㎏대로 팍 줄었다. 코로나에 걸려 고생했고, 지난 2월 미국으로 건너가선 가족력인 당뇨가 찾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백 감독은 "이제 건강이나 컨디션에는 문제없다. 선수 시절 몸매로 돌아갔다. 근육은 그때만큼은 아니지만(웃음)"이라며 "살 좀 빼 오래 살아야 되지 않겠냐는 아내의 '경고'와 건강을 생각해 내 생활 방식(lifestyle) 전반에 변화를 줬다"고 했다. 그는 "명상과 스트레칭은 물론이고, 특히 틈만 나면 안양천 쪽에서 산책을 많이 한다"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부쩍 바쁘다는 행복한 불평을 늘어놓았다. 백 감독의 아침 일과는 미국 올랜도에 있는 가족과의 화상 통화로 시작한다. 첫째 딸 메건은 훌쩍 자라 벌써 대학 2학년이고, 아들 카일러는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이다. 한국에 머무르면서 입양한 막내아들은 아직 초등학생 장난꾸러기다.

    ◇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내 아이다"

    백 감독은 2014년 한국 국가대표팀을 맡아 수많은 역사를 만들어냈다. 2017년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같은 해에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첫 1부 리그(톱 디비전) 승격을 이끌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선 강호들을 상대로 선전을 펼치며 한국 아이스하키의 위상을 높였다. 하지만 올해 갑자기 코로나와 당뇨가 잇달아 찾아오는 바람에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지난 5월 슬로베니아 세계선수권대회 2부 리그에서 5팀 중 4위에 머물러 1부 리그 승격에 실패했다.

    "당시 경기를 인터넷으로 봤어요. 많이 미안하고 아쉬웠죠. 코로나로 실전 경험이 부족했을 텐데도 일단 2부 리그에서 살아남은 것은 성공적이에요. 올해 경험을 더 쌓고 내년에 다시 톱 리그에 도전하면 됩니다. 대표팀은 내가 잘 키워낸 아이라는 자부심이 있지만, 내게 다시 제의가 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유능한 지도자가 또 있으니까요." 현재 대표팀에서 백 감독을 보좌했던 김우재 코치가 세계선수권대회 후 지휘봉을 잡았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

    백 감독은 지난해 5월 안양 한라 제7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는 "안양 한라가 한국 아이스하키 그 자체이고, 한라와의 인연을 지속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 감독은 미국 IHL(현 AHL)에서 뛰던 시절인 1996년 비시즌 기간 중 만도 위니아(현 안양 한라) 유니폼을 입고 잠깐 빙판을 누볐던 적이 있다. 하지만 부임 두 시즌 동안 코로나 여파로 아시아 리그가 취소되며 제대로 감독직을 수행할 수 없었다. 빙상장마저 방역 때문에 수시로 문을 닫아 훈련하는 것조차 힘겨웠다. 백 감독은 "정상적인 경기 없이 친선경기나 국내 대회 몇 개 치렀다"며 "그 누구도 탓할 수 없었고, 새로운 상황에 즉흥적으로 대응(improvise)하고 적응(adapt)하며 결국 어떻게든 극복(overcome)해야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올해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자존심인 안양 한라와 일본 5팀(동홋카이도 크레인스, 닛코 아이스벅스, 레드이글스 홋카이도, 도호쿠 프리블레이즈, 요코하마 그리츠) 등 총 6팀이 3년 만에 아시아 리그를 재개하기로 발표하면서, 백 감독의 승부의 시계도 다시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안양 한라는 다음 달 3일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에서 크레인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백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쥔 채 "2등 하려고 준비하는 사람은 없다.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전정우, 김민철, 이주형처럼 어린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들 역시 실력으로 자리를 쟁취해야 한다"며 "대표팀에서처럼 모두를 공정하게(fairly) 상대할 것이지만, 공평하게(equally) 대하진 않을 것"이라고 해 치열한 내부 경쟁을 예고했다.
    기고자 : 안양=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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