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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찬 형과는 말 한마디로 통해… 유럽서 함께 연주하고파"

    김성현 기자

    발행일 : 2022.08.31 / 문화 A2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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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네스쿠 콩쿠르·제네바 콩쿠르
    1위·3위 차지한 첼로 신동 한재민
    조성진 소속사와 전속 계약 체결

    인터뷰를 청했더니 소년은 고속버스를 타고 26일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첼리스트 한재민(16). 지난해 에네스쿠 콩쿠르 최연소 1위와 제네바 콩쿠르 3위에 연이어 입상하는 괴력으로 한국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첼로의 샛별이다. 정명화·장한나의 뒤를 이을 만한 기대주로 손꼽힌다. 고향도, 지금 사는 곳도 원주.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2학년이지만 고속버스를 타고 서초동 캠퍼스까지 통학할 적도 많다. 그는 "서울에 집을 마련해야 할까 난생처음으로 고민 중"이라고 했다. 새벽 2~3시까지도 깨어 있는 '올빼미형 연습 벌레'. 그는 "실은 오늘도 새벽까지 연습하다가 4시간 자고서 곧바로 버스 탔다"면서 웃었다.

    소년 첼리스트가 올해 더 큰 일을 저질렀다. 최근 60여 년 역사의 유럽 명문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인 KD 슈미트와 전속 계약을 맺고 세계 진출 도전에 나선 것. KD 슈미트는 첼리스트 요요마,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의 소속사로도 유명하다. 조성진과 '한솥밥'을 먹게 된 셈이다. 그는 "소속사에서 지난해 콩쿠르 두 번을 모두 현장에서 참관한 뒤 계약을 제안했다. 아직 미성년이라서 정식 계약서 사인은 부모님 이름으로 했다"며 웃었다. 계약 후 첫 프로젝트는 세계적 첼리스트 카미유 토마(34)의 신보 녹음에 참여하는 것. 오는 12월에도 또 다른 녹음이 예정돼 있다.

    첼로는 신동 탄생의 신화가 상대적으로 드문 악기다. 하지만 한예종 산하 한국예술영재교육원(영재원)에 입학한 뒤 홈스쿨링으로 고교 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한예종 입학까지 '폭풍 성장'을 거듭했다.

    테크닉의 완성도 못지않게 그의 장점으로 꼽히는 것이 어른스러운 표현력과 남다른 확신. 그는 "콩쿠르에 참가할 때는 심사위원부터 관객들까지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연주나 해석에서도 어쩔 수 없이 타협하는 부분이 생긴다. 두 콩쿠르를 마친 뒤 나만의 색깔을 더욱 분명하게 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올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18)과는 2017년 영재원과 지난해 한예종에 나란히 들어간 단짝이다. 콩쿠르 입상 이전부터 이들은 금호아트홀에서 즐겨 호흡을 맞췄다. 그는 "윤찬이 형과는 한 곡 연습할 때 말은 한두 마디씩만 주고받으면 되는 사이"라며 "언젠가 형과 함께 유럽 무대에서 이중주를 펼치고 싶다"고 했다. 연주자로서 최종 목표는 뭘까. "작곡가와 연주자 모두 잘 드러날 수 있는 음악을 들려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 첼로의 천하장사를 당분간 말릴 방법이 없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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