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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4년 침묵 깨고 대학로 무대에

    박돈규 기자

    발행일 : 2022.08.31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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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이윤택 성추행 사건 당시
    방조·묵인 의심 받았지만 무혐의
    내달 중 연극 '에드거…'로 복귀
    팬들 "최고 배우 돌아온다" 환호

    김소희<사진>가 대학로로 돌아온다.

    대한민국연극대상, 동아연극상 등 연기상을 휩쓸던 이 여배우의 서울 무대는 2017년 말 공연한 '길 떠나는 가족'에 멈춰 있었다. 극작가 겸 연출가 이윤택의 상습적 성추행 사건이 폭로되고 연희단거리패가 해체되던 2018년 초 김소희는 그 극단 대표였다. 한때 이윤택을 옹호하기도 했고 그의 성추행을 방조하거나 묵인했다는 의심을 받았지만 법적으로는 무혐의로 결론 났다.

    그 후로도 이어진 긴 침묵을 깨고 김소희가 대학로 관객 앞에 선다. 복귀작은 극단 피악의 '에드거 앨런 포의 불안'(연출 나진환). 미스터리 단편의 거장 에드거 앨런 포가 쓴 '군중 속의 남자' '검은 고양이' '배반의 심장'을 불안이라는 키워드로 엮어낸 이야기다. 배우 김소희와 한윤춘은 상징적인 무대와 역동적인 영상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불안을 인격화해 표현한다.

    지금 가장 불안한 배우는 김소희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활동 재개 소식에 예매처 인터파크에 달린 댓글은 "기다렸습니다. 연기를 볼 수 있어 기쁩니다" "대한민국 최고 배우가 드디어!" 등 환영 일색이다. 한 연극인은 "김소희만큼 연극을 치열하게 한 사람도 드물다"며 "그녀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배우의 커리어(경력)와 삶 자체를 부정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번 무대는 그래서 살얼음판 같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김소희는 "당시 내가 연희단거리패 대표였는데 저 지경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법적인 문제는 없다 해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잘못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사했다. "내 이야기를 꺼내기가 여전히 조심스럽다. 당장 맡은 배역만 충실히 하겠다. 연극은 여럿이 함께하는 작업인데 공연 외적인 내 과거로 시끄럽게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다."

    극단 피악은 6시간 길이의 마라톤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등을 올려 주목받았다. 인문학적 성찰을 추구해온 단체다. 김소희를 복귀 무대로 이끈 연출가 나진환은 "페미니즘보다 인권이 앞선다고 생각한다"며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마녀사냥을 당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김소희의 긴 연기 공백에 대해서는 "작품 분석력과 화술, 공간을 사용하는 솜씨는 여전하다. 의심할 바 없이 최고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 여배우가 대학로로 돌아온다. 공연은 9월 15~25일 시온아트홀.
    기고자 :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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