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매달 비위 터져도… 제식구 감싸는 경찰

    이해인 기자

    발행일 : 2022.08.31 / 사회 A10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음주운전·성매매 등 경찰 비위 매년 증가… "징계는 봐주기식"

    서울 한복판에서 음주 운전을 하거나, 경찰청 소속 경찰이 성매매 업소에서 적발되는 등 최근 현직 경찰의 비위(非違)가 잇따르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경찰 수뇌부가 대거 교체되는 시기에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라 나온다. 경찰 내부에서는 "비위에 대해 '내 식구 감싸기'식의 온정주의와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라는 반응도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 등 최근 새로 꾸려진 경찰 수뇌부는 지난 24일 을지연습 및 추석 연휴 전후 복무 기강 확립 지시와 같은 일상적인 공지만 내릴 뿐 아직 이런 상황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거나 내부 단속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음주 운전의 경우 거의 매달 적발되는 경찰이 나오고 있다. 전시(戰時) 상황을 가정한 훈련인 을지연습 기간이었던 지난 24일 인천 남동경찰서 소속 A 경위는 오후 11시 50분쯤 인천시 부평구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A 경위는 "술이 깬 줄 알고 운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멈추라는 단속 경찰 지시도 어기고 성동구에서 자기가 근무하는 강남서까지 차를 몰고 왔다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를 한참 웃돈 0.199%로 확인됐다. 지난달 14일에는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 경장이 서울에서 경기 이천까지 만취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주차된 차량 9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성 비위도 잇따른다. 지난 6월에는 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가 불법 유사 성매매 업소를 방문했다가 현장 단속을 나온 경찰에 붙잡혔다. 이 경찰관은 "모임 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 자고 일어나 기억이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서울 지역 한 파출소장은 술자리에 동석했던 직원의 신체를 만져 강제 추행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 26일에는 현직 경찰이 사기를 저지르고 지인들에게 칼을 휘두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일도 있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소속 B(56) 경위는 고향 친구와 동료 경찰관 등에게 약 3억원을 빌린 뒤 도박 자금 등으로 쓴 혐의를 받는다. 작년 5월에는 돈을 갚으라는 동료에게 "돈이 없으니 같이 죽자"며 흉기로 상대방을 찔러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이런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현직 경찰관 수는 증가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417건이었던 경찰관 징계 건수는 2020년 426건, 2021년 493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징계위가 열리지 않고 경고로 끝나는 사례도 많아서 실제로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비위는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잇따른 경찰의 '킥보드 음주 운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5월과 6월 경찰청 소속 경감과 서울 중부경찰서 소속 경장이 각각 만취 상태로 시내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다 적발됐다. 음주 측정 결과 면허 취소 수준이었지만, 경찰은 이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도 않고 경고 처분만 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경찰공무원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음주 운전으로 1회 적발되더라도 정직에 해당하고 음주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해임이나 강등에 처하게 돼 있다. 경찰청 소속 한 경감은 "이런 경찰이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엄격한 단속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작년 '가짜 수산업자' 사건 당시 사건 관계자에게 불법 녹취를 강요했던 허모(52) 경위도 지난 4월 "실제 녹취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감봉 1개월의 솜방망이 징계를 받는 데 그쳤다. 경찰청은 또 지난 16일 음주 운전 전력이 두 차례나 있는 데다가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선물을 받았다가 대기 발령 조치를 받았던 배모 총경을 경북청 교통과장으로 임명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정보화장비과장으로 발령을 번복했다.
    기고자 : 이해인 기자
    본문자수 : 1874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