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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메타버스 사피엔스] (11) 싱가포르와 우리의 차이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발행일 : 2022.08.30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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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싱어송라이터 톰 웨이츠가 1985년 내놓은 '싱가포르'라는 노래에서는 부랑자와 사기꾼으로 가득한 배를 타고 오늘 저녁 싱가포르로 도망가자는 내용이 나온다. 가사의 정확한 의미야 작사자만 알겠지만, 적어도 '싱가포르'라는 도시가 당시 그만큼 낯설고 신비스러운 장소였음을 의미하겠다.

    1965년에야 독립한 싱가포르. 시작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연방에 합류했지만, 얼마 후 추방되고, 도시는 테러와 혼란에 빠진다. 1964년엔 심각한 인종 폭동까지 벌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어느새 8만달러 가까운 국민소득을 자랑하는 글로벌 금융, 기술, 관광 허브가 되었다. 정치적 자유 면에서는 부족함이 있지만, 그 외 모든 분야에선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싱가포르. 그들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최근 리셴룽 총리의 연설을 들으며 '냉철함'과 '현실주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는 과거보다 훨씬 더 예측 불가능하고 어려울 거라고 그는 솔직하게 말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당연했던 평화와 세계화, 그리고 저금리와 경제 협력 시대는 이제 끝났다. 이 험악한 21세기에 살아남으려면 그 무엇보다 더 많은 사회·경제적 혁신과 개인의 능력 업그레이드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리셴룽 총리는 분석한다.

    대한민국 역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성공 국가 중 하나였다. 가난한 독재국가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왜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사회, 경제, 정치적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걸까? 불편하지만 필요한 쓴소리를 하는 싱가포르 리더십과는 달리, 두렵고 어려운 진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차단해야 한다는 착각 때문일 수도 있겠다. 집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부모가 솔직하게 설명하면 자식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지만, 현실로부터 보호된 '온실'에서 자란 아이는 집이 망해가도 새 자전거를 사 달라고 조른다. 기후변화, 탈세계화 그리고 신냉전이라는 험난한 21세기 위기에 대응하는 싱가포르와 우리의 차이다.
    기고자 :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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