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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예우에서 마케팅으로… 북토크가 달라졌다

    곽아람 기자

    발행일 : 2022.08.30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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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출판 기념회? 공격적 홍보 전략!

    100만부 팔린 소설 '아몬드'를 쓴 작가 손원평은 지난달 20일 신작 장편소설 '튜브'(창비) 출간과 동시에 네이버 쇼핑라이브의 '월간책방×처음 읽겠습니다'에 출연했다. 소설가 장류진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달 갓 나온 신간의 저자를 초청해 북토크 형식으로 대담을 나눈다. 북토크에 이커머스(전자상거래)를 결합해 홈쇼핑처럼 독자들이 시청하면서 책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월 론칭한 이 프로그램엔 지금까지 소설가 정보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출연했다. 손원평 북토크의 경우 프로그램이 진행된 1시간 여 동안 조회 수 3만뷰가 나왔다. 프로그램을 통해 책을 구입한 독자에게 주는 사인본 150권이 모두 팔렸다. 독자들은 "꺄~ 너무 읽고 싶어요" "저도 구매했습니다. 첫 독자인데 설렘을 가지고 보겠습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실시간으로 작가와 소통했다. 박지영 창비 과장은 "방송에 맞춰 출간 일정을 조율했다. 프로그램에 책이 선정되면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므로 홍보 효과가 크다"고 했다.

    북토크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기존의 북토크는 출판사가 신간을 낸 저자에게 예우 차원에서 마련해주는 '출판 기념회'의 의미가 컸다. 그렇지만 요즘 북토크는 좀 더 공격적이다. 저자를 대접하려고 꾸리는 행사라기보다는 좀 더 많은 독자를 끌기 위한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지난 4월 우크라이나 그림책 작가 올가 그레벤니크의 책 '전쟁일기'를 낸 이야기장수 출판사는 해외에 있는 작가와 독자들을 줌으로 연결해 북토크를 개최했다.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는 "요즘 독자들이 대부분 소셜미디어를 하기 때문에 북토크를 열면 모객 과정부터 끝난 이후까지 다 홍보가 된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온라인 북토크는 점점 보편화되는 추세. 오프라인에서는 긴장해 입을 다물고 있는 독자들이 온라인에서는 편하게 질문한다는 점도 비대면 북토크의 장점으로 꼽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겸하는 북토크의 경우 장소로 독립서점이 선호된다. 대부분의 독립서점이 소셜미디어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어 책을 알리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힙스폿'으로 여기는 서점이 특히 선호도가 높다. 이연실 대표는 "독립서점의 경우 단골손님들이 서로 입소문을 내주기 때문에 즐겨 섭외한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3만4000명을 둔 서울의 독립서점 최인아책방의 경우 선릉점에선 한 달에 북토크가 5~7회, 역삼점에서는 4~6회 열린다. 백정민 최인아책방 매니저는 "신간이 나오면 출판사와 저자 양쪽에서 제안 메일을 많이 주신다. 우리 책방과 결이 맞는 책 위주로 선정해 북토크를 열고 있다"고 했다. 예전 북토크는 대부분 무료였지만 요즘 열리는 북토크는 독자들에게 참가비 1만~2만원 정도를 받는다는 것도 달라진 풍속도. 돈을 받아야 '노쇼'도 방지할 수 있고, 참석자들도 열의를 갖고 토크에 임하기 때문이다. 북토크 참가료가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값보다는 비싸야 참석자들이 성의를 다한다는 것이다.

    북토크가 지나치게 마케팅으로 치닫고 있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20년 경력의 한 출판편집자는 "스스로 책을 고를 능력을 상실한 독자들이 소셜미디어에 많이 노출된 책으로만 우우 몰려가니 초기 마케팅이 중요해지면서 북토크가 상업화된다"며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조금씩 '진정성 있는 북토크'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결국 책 자체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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