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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21년 전 은행 강도살인 피의자 2명 어떻게 잡았나

    대전=김석모 기자

    발행일 : 2022.08.30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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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의자 손수건서 DNA 검출 뒤 서울서 김서방 찾듯 4년간 추적

    2001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 살인 사건'의 피의자 2명이 사건 직후 발견된 손수건에서 나온 유전자(DNA) 정보를 용의자들과 일일이 대조한 끝에 21년 만에 검거됐다.

    대전경찰청 미제사건전담수사팀은 강도 살인 혐의로 A씨 등 2명을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A씨 등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국민은행 둔산점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을 수송하던 은행 직원 1명을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3억원을 챙겨 달아난 혐의다.

    21년 만에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던 것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 약 130m 떨어진 건물 지하 주차장에 있던 범행 차량 그랜저 XG에서 발견된 손수건 덕분이었다. 당시 범인들이 차량 폭파를 시도했으나 실패하는 바람에 경찰이 손수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이 얼굴을 가리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손수건은 당시 별다른 흔적이 나오지 않아 경찰의 압수물 보관소에 있었다. 경찰은 2016년 이 사건을 다시 수사하면서 손수건을 찾았고, 2017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국과수에서는 2018년 DNA를 찾았다는 소식을 경찰에 알렸다. 손수건에 묻어있는 극소량의 DNA를 채취해 유전자 증폭 기술을 활용, 고유 특성을 찾아낸 것이다. 국과수 관계자는 "지금은 세포가 100개 미만이어도 DNA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며 "쉽게 말해 일반인이 손으로 물체를 만지면 그 물체에서 DNA를 검출할 수 있다"고 했다.

    경찰은 손수건에서 발견한 DNA를 갖고 거의 4년 동안 용의자를 찾아 나섰다. 국과수 데이터베이스에서는 DNA가 일치하는 용의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수사 선상에 있던 용의자들을 일일이 찾아 DNA를 대조하는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경찰은 용의자 중 한 명이었던 A씨를 최근 수개월 동안 추적해 A씨가 도박장에 다니는 것을 확인했고, 이후 A씨의 DNA를 확보했다. 이후 DNA가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해 지난 25일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에서 김 서방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용의자를 뒤쫓다 DNA가 같은 인물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듬해인 2002년 8월 용의자 3명을 검거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들이 "경찰 고문에 따른 허위 자백"이라고 주장하고 명확한 증거도 나오지 않아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영장은 기각됐다. 이번에 구속된 2명은 과거 풀려난 용의자 3명과는 다른 인물이다. 대전경찰청은 30일 피의자 검거에 대한 공식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또 피의자 2명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신상공개심의위원회도 열 방침이다.
    기고자 : 대전=김석모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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