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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4년간 '범정부 전시지휘소' 없이 한미훈련했다

    노석조 기자

    발행일 : 2022.08.30 / 종합 A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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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의 전시내각도 없이 '껍데기' 지휘소로 대응

    문재인 정부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빼고는 4년 내내 한미 연합연습 때 수도방위사령부에 범정부 전시지휘소를 한 번도 운용하지 않은 것으로 29일 파악됐다. 통상 연합연습 시 국방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외교부·국가정보원 등 모든 정부부처·기관 실무진이 서울 남태령 수방사의 일명 'B-1벙커'에 들어가 연락망을 점검하며 지휘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그간 이런 훈련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지난주 '을지프리덤실드(UFS)'를 시작하면서 범정부 전시지휘소를 꾸렸지만, 대원 간 손발이 맞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휘소를 찾아 전군 지휘관 회의를 열 때도 일부 군부대와 화상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사태 수습과 훈련 정상화를 위해 이례적으로 지난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연습 기간 나흘 내내 상주하며 각급 회의를 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2017년 UFG 이후 훈련에서 범정부 차원의 전시지휘소를 가동하지 않았다. 당시 정부는 남태령 벙커에 국방부 소속 군인과 군무원 등 80명 안팎으로 구성된 소규모 대응반만 차렸다고 한다. 과거 약 300명이었던 전시지휘소 인원과 비교하면 30% 정도로 축소된 규모였다. 다른 부처 당국자들은 벙커에 투입되지도 않았다. 일종의 모의 전시 내각을 꾸려 북한의 기습 남침 등 국가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을 계속 비난하자 훈련 정책을 조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미 정부는 연합연습을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했고 이 같은 기조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이어졌다. 이에 따라 범정부 전시지휘소도 가동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군 소식통은 "4년간 '속 빈 강정' 같은 지휘소를 차려 놓고 훈련을 해왔던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하면 비상 상황에 부처별로 유기적 소통을 할 수 없어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현안 보고에서 지난 22일부터 진행 중인 UFS와 관련, "지난해 을지태극연습에선 연락반이 미운용됐지만, 이번 UFS 1부 연습에선 국정원 등 대외 기관 40여 명이 포함된 300명 규모의 국방지휘본부가 운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정부에선) 부처별로 자체 훈련을 했지만, 이번에는 지역방위사단과 지자체가 연계해 테러·사이버·GPS교란 대응 등을 통합 훈련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국회 국방위 회의에서 "(현 정부가) 전구(戰區)급 연합연습을 정상화했다고 하는데, 작년에도 1만5000명 가까이 실시해 올해와 다른 게 없다"면서 "다른 게 있다면 기동훈련을 주로 했다는 것인데 이걸 가지고 마치 예전이 비정상적이었던 것처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자 이종섭 장관은 "전구급 연합연습은 지난 4년 동안 안 한 적도 있고, 벙커도 B-1(남태령)과 B-2(용산)로 나눠서 했지만 이번엔 통합해서 했다는 차이도 있다"고 했다.

    이날 국방위에선 4400t급 최영함이 지난 5일 흑산도 인근 항해 중 3시간 동안 통신 두절된 사건이 공개됐다. 이와 관련 이 장관은 "기강 해이로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관련자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또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환경영향평가 조사가 착수된 사실도 알렸다. 이 장관은 "환경영향평가협의회가 지난 19일 구성됐다"며 사드 기지에 물자·인력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운송 경로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는 "사드는 중국과 관계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사드 배치의 근본 이유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때문이므로 그게 없어지면 굳이 사드가 여기 있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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