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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物相] BTS 온다, 하루 숙박 500만원

    김광일 논설위원

    발행일 : 2022.08.29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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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해 전 가을, 뉴욕 퀸스의 시티 필드 인근 주차장에 텐트 100여 개가 들어섰다. 시티 필드는 명문 야구 구단인 뉴욕 메츠의 홈구장이다. 어떤 주민은 대단한 경기가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사실은 일주일 전부터 텐트가 들어섰는데,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열리기 때문이었다. 대개 이런 공연의 그라운드 입석은 선착순으로 채워진다. 북미권 최고 인기 가수인 저스틴 비버,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장에서도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국내에선 밤샘을 하러 맨 먼저 도착하는 팬을 '총대'라고 부른다. 그가 늦게 온 팬들의 손목에 번호도 적어주고 출석 체크도 한다. 일부는 팀을 이뤄 호텔이나 찜질방을 찾지만, 안 되면 아스팔트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텐트를 친다. 공연이 임박하면 꼼짝없이 현장을 지켜야 한다는 '줄 픽스'가 이뤄진다. 2001년 HOT가 잠실에서 공연할 때는 2월 차가운 날씨 속에 이불을 뒤집어쓴 학생 팬 300여 명이 일주일 밤샘을 했다.

    ▶방탄소년단이 10월 15일 부산에서 공연을 갖는다. 이들이 홍보 대사를 맡고 있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유치를 기원하는 무료 콘서트다. 장소가 부산 기장군에 있고, 예상 관객은 10만명이다. 그런데 이곳 숙소 가격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폭등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극단적인 경우겠지만, 평소 2박에 30만원 하던 숙소가 1000만원을 호가한다고 했다. 예약을 취소하고 다시 10배쯤 올려 받는 곳도 있다는데, 그나마 매진이다.

    ▶"이날만 장사할 거냐" "부산엑스포를 망치려는 것이냐" 같은 격한 반응도 보인다. 인근 도시에서 자고 당일 버스를 대절하겠다는 팀들도 생겨났다. 부산시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숙박 문제에 덧붙여 교통 대란 우려도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교통편을 크게 증편하고, 관객들이 15분 이상 걸어야만 공연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콘서트는 오후 6시에 시작되지만 이른 오전부터 관객을 들여보내 인파를 분산시키는 대책도 마련 중이다.

    ▶방탄소년단은 '세계 기록'을 여럿 갖고 있다. 2020년 온라인 콘서트는 107개 나라에서 75만6000명 관람했고, 영국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도 등재됐다. 유튜브 최다 시청자 수, 24시간 이내 최고 뷰 달성 같은 기록도 있다. 10억뷰가 넘는 뮤직비디오만 예닐곱 개에 이른다. 코로나 없을 때 1년 누적 관람객이 수백만명에 이르렀다. 이제 10월 부산 공연에서 별로 달갑잖은 '숙박 바가지 기록'까지 세울까 씁쓸하다.
    기고자 : 김광일 논설위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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