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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사이드] 물러날 수도, 버티기도 힘든… 권성동의 딜레마

    조의준 기자

    발행일 : 2022.08.29 / 종합 A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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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통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권성동 원내대표의 유임을 결정했지만 당내에선 28일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퇴하라"는 공개 반발이 나왔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 측과 현 지도부는 "지금 그만두면 누가 위기를 수습하냐"며 '대안 부재론'을 들어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러나 여권 핵심부에선 비대위 재구성 등 혼란이 일단락되면 권 원내대표도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권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법원 가처분 결정과 관련한 책임론과 맞물리면서 당내 친윤(親尹)계의 균열로도 이어지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당초 비대위 전환은 당헌·당규상 무리라고 보고 '직무대행 체제'를 추진했지만, '신(新)윤핵관'으로 불리는 강경파에서 밀어붙이면서 비대위로 넘어갔다가 비대위원장 직무정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선 중진들을 중심으로 공개 반발이 나왔다. 조경태(5선) 의원은 "이번 의원총회 결정은 국민과 당원을 졸로 보는 것"이라며 "당과 국가를 사랑한다면 (권 원내대표가) 결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윤상현(4선) 의원도 "(권 원내대표 유임을 결정한) 지도부 방침은 민심의 목소리와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고 했다. 김태호(3선)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 결정은 피해 갈 수 있어도 민심은 피해 갈 수 없다"며 "권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사태 수습의 첫 단추"라고 했다.

    당이 비대위 체제로 돌아선 것은 권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된 영향이 크고, 과거 야당과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합의 등을 볼 때 권 원내대표의 협상력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책임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윤핵관의 맏형 격인 권 원내대표가 당의 얼굴을 맡아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 초선 의원은 "대안은 나중에 찾더라도 일단 권 원내대표가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 측은 전날 의총에서 밝힌 '이번 사태를 수습한 후 의원총회 판단에 따른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지난 16일 의총에서 원내대표로 재신임을 받아놓고, 보름도 되지 않아 법원 가처분 결정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자리를 던지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도 없는 상황에서, 원내대표까지 공석이면 누가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나"라며 "욕을 먹더라도 누군가는 사태 수습을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책임을 권 원내대표에게 묻는 데 대한 불만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원내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는 처음부터 비대위 전환이 무리일 수 있다고 보고 '직무대행 체제'를 주장했고, 이준석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가 나오면 순리대로 전당대회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었다"며 "그러자 일부 강경파가 '차기 당대표를 노린 개인적 욕심'이라고 공격했고 연판장을 돌려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혼란의 진짜 책임자가 누군가"라고 했다. 실제 '원조 윤핵관'으로 꼽힌 윤한홍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연판장을 주도했던 의원들도 나와서 한 말씀 하라"고 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신(新)윤핵관'으로 불리는 박수영 의원의 주도로 초선 의원 32명이 "신속한 비대위 전환을 촉구한다"는 연판장을 돌린 걸 언급한 것이다. 윤한홍 의원은 권 원내대표와 친하고, '신윤핵관' 그룹은 장제원 의원을 주축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당내 논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열린 고위당정협의에서 "국민만 바라보고 당정이 하나 돼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만 했다. 그러나 여권 핵심부에선 권 원내대표가 새 비대위 출범까지 수습에 나서고 이후에는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27일 의원총회에서 여러 의원 등이 사퇴를 주장하는 속에서도 5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고, 발표문의 문구까지 조율했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윤심(尹心)'이 떠났다면 권 원내대표가 계속 앉아 있을 수 있었겠나"라고 했다. 그러나 다른 당 관계자는 "결국 사태 수습 후 '윤심'에 따라 거취가 결정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기고자 : 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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