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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MRI 남발 못한다

    김은중 기자

    발행일 : 2022.08.29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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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문재인 케어' 수술 본격화… 건강보험 지출 3800억 줄이기로

    정부가 올해 내로 건강보험 지원 예정이던 근골격계 초음파·MRI(자기공명영상) 진료 지원 규모를 당초 계획 대비 3800억원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앞서 정부는 그동안 과잉 이용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초음파·MRI 진료 건보 혜택도 대폭 손질하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근골격계 초음파·MRI는 뼈, 연골, 관절, 인대, 근육, 피하지방 등에서 나타나는 각종 형태 이상(異常)을 초음파 또는 고해상도 영상을 통해 탐지하는 검사 방법이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복지부는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 추진계획'을 세우면서 "초음파·MRI 등 지출 규모가 큰 항목을 중심으로 과다 이용 유인이 없는지 재점검하여 급여기준 조정 등을 검토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면서 뇌와 뇌혈관 MRI를 시작으로 복부 초음파까지 순차적으로 건보를 확대 적용했는데 "효과성이 불분명하고 이용량 관리가 어려운 항목이 다수 포함돼 있어 필요 최소 한도로 급여화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사설 의료 과소비 등에 따른 건보 재정 악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문재인 케어'라 불리는 이전 정부의 건보 보장성 확대 정책에 대한 수술을 본격화한 것이다. 이 같은 지출 효율화 계획은 대통령실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올해부터 일부 급여가 적용된 근골격계 초음파·MRI와 관련해 "주관적 증상(통증) 기반이고 이용량 관리가 어렵다"며 내년도 지출 절감 목표액을 약 3800억원으로 설정했다. 근골격계 초음파·MRI에 대한 급여 확대 대상 규모가 약 5800억원(2020년 기준)에 달하는데, 계획 대비 3800억원 축소한 약 2000억원 내외에서 최소 한도로 지출해 재정을 아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3월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심한 척추 질환에 한해 제한적으로 MRI 검사 건보를 적용한 데 이어 연내에 어깨, 무릎, 목 등 근골격계 질환의 초음파·MRI 검사로 확대할 예정이었다.

    정부가 급여화 항목 재점검과 지출 구조 조정에 착수한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 보장이 확대된 항목에 대한 심사가 부실해 '과잉 검사'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고, 의료비가 과다 지출됐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실제로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건보가 적용된 초음파 진료에 대한 급여 규모는 2017년 4148억원(521만회)에서 지난해 1조2510억원(2162만회)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MRI에 대한 급여 역시 2661억원(130만회)에서 6556억원(373만회)으로 뛰었다. 이런 이유로 2011년부터 2017년 7년 연속 흑자였던 건보 재정수지는 2018년 적자로 돌아섰고, 이후 2020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수요가 폭발해 입원 환자들이 새벽 3시에 일어나 MRI 찍는 일도 빈번할 정도"라고 말했다.

    비급여 영역으로 남아있는 고가(高價) 로봇 수술에 대한 건보 적용 여부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 수술은 의사의 손이 들어가기 어려운 부위에 얇은 막대와 같은 로봇팔을 넣어 수술하는 것으로, 기술이 대중화돼 다수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문재인 케어'에 따르면 지난해 로봇 수술에 대한 건보 적용이 예정돼 있었지만, 의료 수가(酬價)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간 의견 차이로 도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복지부는 "로봇 수술 등 비용 대비 효과성이 불분명한 고가의 비급여는 필요 최소 한도로 급여화를 검토한다"고 했다. 또 필요 이상으로 의료 이용이 많은 것으로 의심되는 이른바 '다빈도 기관'에 대한 집중 점검도 예고했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외국인·재외국민에 대한 건보 가입 자격 강화도 추진한다. 진료 목적으로 한국에 일시 입국해 치료 후 건보 혜택만 누리고 출국하는 외국인들과 재외국민들의 이른바 '공짜 의료 쇼핑'을 막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국내 거주 요건(6개월 이상 의무 체류)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외국인·재외국민의 피부양자 자격기준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내·외국인 간 부당한 차별로 인식돼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며 피부양자 요건에 6개월 체류 기간을 적용하되 배우자·미성년 자녀는 즉시 등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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