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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85) 안 괜찮아도 되는 거야

    황석희 영화 번역가

    발행일 : 2022.08.27 / 여론/독자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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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s okay to not be fine

    "넌 어때? 괜찮은 거야?(And how are you? You doing alright?)" 조니가 수화기 너머 여동생 비브에게 묻는다. "글쎄… 응, 괜찮아(I don't know… Yeah, just fine.)" 비브는 대답을 대충 얼버무린다. 보통 어른들이 그렇듯이 비브도 "괜찮아"라는 말이 습관적으로 나온다. 늘 괜찮다고만 하는 어른들을 위한 영화 '컴온 컴온(C'mon C'mon·2022·사진)'의 한 장면이다.

    조니(호아킨 피닉스)는 전국을 돌며 아이들을 인터뷰하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미래와 현재의 모습을 음성으로 담는 다큐멘터리 제작자다. 전국 각지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솔직하면서도 엉뚱한 대답으로 조니를 웃음 짓게도 하고 깊은 생각에 잠기게도 한다. "어떨 때 감정이 크게 일렁이죠?(What causes flooding um, within you?)" 다소 철학적인 질문에 한 아이는 이렇게 답한다. "아무도 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거나 혼자인 것 같을 때요.(like feeling that like I said no one cares or like just feeling that I'm like alone sometimes.)"

    조니는 동생 비브의 부탁으로 조카 제시(우디 노먼 분)를 데리고 다니게 된다. 비브는 지방에 내려가 조울증을 앓는 남편을 챙기느라 제시까지 돌볼 여유가 없다. 제시는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 삼촌과 즐겁게 인터뷰를 녹음하러 다니지만 그의 마음 한편엔 늘 불안과 우울이 자리하고 있다.

    드디어 남편을 진정시키고 집으로 돌아오는 비브는 제시에게 전화를 걸지만 제시는 늘 자기 의견은 안중에도 없는 엄마에게 화가 난다. 하지만 제시는 걱정하는 조니에게 여느 때와 같이 괜찮다는 말만 반복한다. 늘 괜찮아야 했던 애어른 제시는 조니가 건넨 이 말에 드디어 쌓아온 감정을 터뜨리고 만다. "안 괜찮아도 되는 거야.(It's okay to not be fine.)"
    기고자 : 황석희 영화 번역가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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