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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의 말과 글] (267) '숨'과 '쉼'

    백영옥 소설가

    발행일 : 2022.08.27 / 여론/독자 A2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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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관들의 주요 사망 원인이 화재나 사고가 아닌 심장병이라는 기사를 봤다. 생체 리듬 교란이 원인인데 2007년도에 국제암연구소는 '교대 근무'를 잠재적 암 원인으로 분류했다. 사친 판다의 책 '생체리듬의 과학'에는 "성인 약 87퍼센트가 '사회적 시차증'을 겪고 있으며, 주말에는 주중에 비해 최소 2시간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고 말한다. 실제 수면 시간이 여섯 시간 이하인 사람이 1942년 8퍼센트 미만인 데 반해 2017년에는 50퍼센트로 늘었다.

    살다 보면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잠을 줄일 때가 있다. 하지만 수면 박탈이 우리 몸에 끼치는 해악은 많다. 하루 4~5시간만 자고 일했던 마거릿 대처나 로널드 레이건이 말년에 치매에 걸린 게 우연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수면은 기억력을 강화하고, 해독 작용을 한다. '사친 판다'는 수면을 아침에 오면 쓰레기통이 비워져 있고, 설비 직원이 고장 난 전구와 서버를 교체한 사무실로 비유한다. 쓰레기가 넘치고 전구가 깜빡거리는 냄새 나는 사무실에서 효율적인 근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흥미로운 건 옛날 사람들은 현재의 수면 패턴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해가 지면 어느 시점까지 첫 번째 잠을 자다가 한두 시간 정도 깨어나 기도, 독서, 외출 등을 했고 다시 돌아와 아침까지 두 번째 잠을 잤다. 밤이 길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현대인의 수면 시간이 짧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심야의 편의점, 새벽 2시에 배달되는 치킨, 24시간 열린 암호화폐 시장에서 우리는 경제활동을 한다. 누군가는 심야에도 치킨을 튀겨야 하고, 누군가는 배달해야 하고, 또 누군가는 치킨을 먹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진 건 스마트폰 때문이다. 과거의 밤에는 별이 빛났지만, 지금 어두운 내 방에선 스마트폰이 빛난다. 그러므로 '잠의 영역'에서 추방해야 할 것은 스마트폰이다. 우리의 친구 스마트폰에게도 '잠'을 선물하자. '숨'을 쉬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쉼'도 필요하다.
    기고자 : 백영옥 소설가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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