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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부호의 간절한 기부 "자유 지키는데 써달라"

    박정훈 기자

    발행일 : 2022.08.27 / 사람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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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오싱성 前 롄화전자 회장
    "국방교육 강화를" 1300억 기부

    세계 3위 반도체 업체인 대만의 롄화전자(UMC) 창업자 차오싱성(75) 전 명예회장이 자국의 국방 교육을 강화해달라며 30억 대만달러(약 1300억원)를 기부했다. 또 현재 가진 싱가포르 국적을 포기하고 대만 시민권 회복 신청을 하면서 "대만에서 죽겠다"고도 밝혔다.

    차오 전 회장은 지난 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만인을 일깨워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게끔 하고 싶다. 대만의 방위력 강화를 위해 30억 대만달러를 기부한다"고 밝혔다고 대만 연합보가 26일 보도했다. 차오 전 회장이 기부 의사를 밝힌 5일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사흘 전인 2일 대만을 방문한 뒤 그에 대한 항의 의미로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 포위 훈련이 한창 진행 중인 때였다. 그는 "30억 대만달러가 무기를 사는 데는 큰 도움이 안 되겠지만 현재 대만 국방의 약점은 무기가 아닌 의식과 사기 부족"이라며 "나의 출연금이 국방 교육, 중국 공산당의 심리전에 대한 연구 및 출판 등에 사용되었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차오 전 회장은 중국 공산당에 대해서도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엄청난 마피아 조직"이라며 "중국과 대만의 통일은 마피아와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진핑은 대만인들이 돈을 탐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해 대만을 안중에도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 공산당의 사악한 본질을 분명히 인식하고 일치 단결해 국토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6일 대만국제방송(RTI)과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당이 '하나의 중국'을 포기해야만 세계가 타이완 주권을 승인해줄 수 있다"며 제1야당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기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차오 전 회장은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보유 중인 싱가포르 국적을 버리고 대만 시민권을 회복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대만에서 죽기로 결정했다"며 "대만이 홍콩과 같은 전철을 밟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차오 전 회장은 1947년 베이징에서 태어난 뒤 부모를 따라 대만으로 이주해 UMC를 설립했다. 하지만 2005년 배임 및 기업회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UMC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0년 대만 법원은 그의 무죄를 선고했다. 그로부터 1년 뒤 UMC의 중국 투자를 대만 정부가 단속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싱가포르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대만 시민권은 잃게 됐다.

    차오 전 회장은 당초 양안(중국과 대만) 통일론자였다. 2007년에는 대만 정부가 공식적인 독립을 위해 진행하려던 자체 국민투표를 멈추고 통일을 위한 중국의 제안을 국민투표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도 있었다. 당시 천수이볜 대만 총통은 "차오 전 회장의 제안은 대만의 (중국에 대한) 항복 행위와도 같다"고 크게 반발했다.

    그러던 차오 전 회장이 반(反)중국 공산당 성향으로 전향한 데에는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RTI 인터뷰에서 "홍콩송환법 반대 운동이 거셀 때인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홍콩 현장에서 홍콩이 변화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이로써 시진핑의 '문화혁명' 바이러스가 발작했다는 것을 확신했고 반공 입장을 굳게 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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