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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코앞인데… 자영업자, 알바 없어 발동동

    이준우 기자 배지현 인턴기자(고려대 불어불문학 4학년) 박진성 인턴기자(연세대 정치외교학 4학년)

    발행일 : 2022.08.27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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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가 연휴 때도 문연다는데 시급 1만5000원 줘도 구인 별따기

    서울 서대문구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배모(60)씨는 최근 온라인 취업 중개 사이트에 추석 연휴(9월 9~12일) 동안 일할 아르바이트(알바)생을 찾는다는 구인 공고를 올렸다. 작년보다 1000원 더 오른 시급 1만3000원을 제시했지만 1주일째 감감무소식이다. 지금은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1명을 고용해 일하고 있지만 명절에는 일손이 훨씬 더 필요해 답답할 따름이다. 배씨는 "말이 잘 안 통하는 외국인이라도 좋으니 누구라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정육 식당을 운영하는 연모(31)씨 사정도 비슷하다. 추석 선물 세트 포장을 위해 2주 전 단기 알바 5명을 구한다는 공고를 냈지만 아직 지원자가 없다. 연씨는 "명절에는 주문이 평소 4~5배나 되기 때문에 기존 인력으로는 도저히 물량을 맞출 수 없다"며 "친구나 지인에게 부탁해 어떻게든 일손을 확보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추석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상당수 자영업자가 연휴 동안 함께 일할 직원을 구하지 못해 애먹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와 플랫폼 노동 확산으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비대면·초단기 알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식당·카페 등 '전통 자영업자'들이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추석은 3년 만에 거리 두기 없이 맞는 명절. '명절 특수' 기대에 부풀어 올랐던 자영업자들은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울상이다. 인터넷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몬에는 26일 현재 추석 알바를 구한다는 공고가 2000건 이상 올라와 있다. 올해 최저임금 9160원을 훌쩍 뛰어넘는 시급 1만5000원 이상을 제시한 곳도 즐비하다.

    알바생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몸소 일할 수밖에 없다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알바천국이 최근 자영업자 1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2%가 추석에도 쉬지 않고 일할 것이라 답했다. 작년보다는 3.3%포인트, 2020년보다는 11.9%포인트 높은 수치다. 프랜차이즈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31)씨는 "다른 가게는 일손이 부족하면 문을 닫거나 영업시간을 줄이면 되지만 프랜차이즈는 본사 방침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알바생을 못 구하면 혼자라도 나와 가게를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알바생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것은 추석 단기 알바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알바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등록된 알바생 모집 공고는 243만여 건으로 지난해 143만여 건보다 70% 증가했다. 알바 자리는 늘었지만 일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체 아르바이트 구직 공고 수는 전년 대비 29%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지원자는 전년 대비 1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람을 찾는 식당·카페가 넘치다 보니 알바생 인건비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 후 자영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임금을 올리면서 식당 서빙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은 이미 1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업무 강도가 높은 술집이나 고깃집은 최저임금보다 시급이 50% 이상 많은 1만4000~1만5000원을 준다 해도 일할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서울 강남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42)씨는 "1~2년 전만 해도 최저임금보다 1000~2000원 높은 시급을 제시하면 알바를 하겠다는 연락이 많았지만, 지금은 5000원 이상 높여도 문의가 뜸하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는 가게에서 일하기보다 배달이나 하루 두세 시간짜리 초단기 아르바이트를 더 선호하고 있다. 배달 라이더는 일하는 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데다 시급도 2만원 정도로 다른 알바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추석에 인력이 더 필요한 업종은 대부분 식당·정육점 등 노동 강도가 센 전통 업종"이라며 "스트레스 적고 돈은 더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세대가 굳이 이런 업종을 선호하겠냐"고 말했다.
    기고자 : 이준우 기자 배지현 인턴기자(고려대 불어불문학 4학년) 박진성 인턴기자(연세대 정치외교학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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