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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령도 새 카페리선(2000t급) 도입 무산… 내년 뱃길 묶이나

    고석태 기자

    발행일 : 2022.08.26 / 사회 A1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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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한 대형 카페리선, 내년 5월이면 수명 25년 넘어 운항 중단

    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백령도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을 연결하는 항로에 새로운 대형 여객선을 도입하는 사업이 무산되면서 백령도를 오가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불편이 커질 전망이다.

    유일한 대형 카페리선이 건조된 지 24년이 지나면서 운항 종료 시점이 임박했지만 이를 대체할 새 배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운항 공백으로 자칫 주민들의 발길이 자주 묶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령도 주민들은 대책위원회 구성까지 준비하고 있다.

    인천 옹진군은 25일 "지난해 12월 여객선사인 에이치해운과 맺은 신규 대형 여객선 도입 지원 사업 협약을 파기했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백령도 항로에 투입되는 여객선은 2071톤급 카페리선인 하모니플라워호와 534톤급 코리아킹호, 534톤급 코리아 프린세스호 등 모두 3척이다. 이 가운데 1998년 건조된 하모니플라워호는 내년 5월이면 선령(船齡) 25년을 넘겨 해운법상 운항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옹진군은 작년 말 에이치해운과 대형 여객선 도입 지원 사업 협약을 맺었다. 옹진군이 10년간 선박 건조 자금 대출 이자 및 감가상각비 등 명목으로 120억원을 선사에 지원하고, 선사는 2400톤급 신규 카페리선을 건조해 내년 6월부터 인천~백령도 항로에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에이치해운 측은 자금난을 이유로 옹진군이 제시한 기한인 지난 20일까지 선박 건조 계약금을 조선소에 지불하지 못했고, 결국 옹진군에 사업 파기 의사를 밝혔다.

    옹진군은 내년 5월까지 새 배를 건조해 투입하기엔 시일이 너무 촉박하다고 판단하고, 신규 건조 대신 중고 카페리선을 투입할 수 있도록 공모 조건을 변경해 10월쯤 새로운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낼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이 지체되면 운항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섬 주민이나 관광객의 발이 더 자주 묶이고 차량 및 화물 운송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옹진군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조건의 중고 선박이 있다면 내년 6월부터 하모니플라워호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적당한 배를 찾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장담은 못 한다"고 말했다. 옹진군은 사업 무산에 대한 책임을 물어 에이치해운 측에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군이 주관하는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신규 카페리선 도입 불발에 백령도 주민들은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대책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홍군식 백령면장은 "주민들은 새로운 배가 건조돼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신규 선박 도입 무산 소식을 듣고 크게 실망한 상태"라며 "특히 지난 민선 7기 옹진군이 올봄부터 사업이 무산될 조짐을 눈치채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숨겼다는 것에 더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령도 주민 박모씨는 "기존 하모니플라워호보다 큰 배가 들어와야 파도가 높아도 뜰 수 있는데 걱정이 많다"며 "옹진군이나 인천시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일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천~백령도 항로는 기상 악화 등으로 결항이 잦은 노선이다. 인천항 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인천~백령도 항로의 결항 일수가 48일이나 된다. 이번 달 들어서도 8·15·19·23일 등 4차례 배가 뜨지 못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관계자는 "500톤급 여객선들은 카페리선이 아니라 차량을 실을 수 없고, 규모가 작아 대형 카페리선에 비해 결항 위험성도 크다"고 말했다.

    옹진군은 백령도 항로 대형 여객선 도입 사업이 행정안전부의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중장기 검토 사업'에 반영돼 있다며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서해5도 특별법 및 접경지역 지원법 등 지원 근거가 있는데도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연안 여객선도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정부가 적자를 보전해 주는 준공영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군수는 오는 9월 5일 백령도를 방문해 신규 카페리선 도입 무산에 대해 주민들에게 설명한 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그래픽] 인천~백령도 항로 여객선 현황
    기고자 : 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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