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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지갑의 '건보료 설움'… 월급(회사 분담 포함) 7% 떼이는 시대

    김경은 기자

    발행일 : 2022.08.26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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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조만간 인상 심사… 건보료율 사상 최고 기록할 듯

    직장인 A씨는 2017년엔 매달 월급에서 떼가는 건보료가 20만원 안팎이었다. 그런데 이달엔 월 38만원이 넘어 5년 만에 2배 가깝게 올랐다. A씨는 "한 직장에 10년 넘게 다녔고 변변한 재산이나 내 집도 없는데 그동안 물가나 연봉 오른 것보다 건보료가 훨씬 많이 올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지난 몇 년간 회사 비용으로 지원받는 연말 건강검진 외에 거의 병원 진료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내년부터 A씨의 건보료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가 조만간 건보료 인상 심사에 돌입해 건보료를 올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매년 하반기 연례 행사이지만, 건보료율이 올해 월 소득의 6.99%에서 단 0.01% 포인트라도 오르면 내년 건보료는 사상 처음으로 7%대에 진입하게 된다. 이미 지난 6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의원 등에 지급할 의료 서비스 가격(요양급여 수가)을 내년에 올해 대비 1.98% 인상해주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른 건보료율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직원과 회사가 절반씩 부담하는 직장가입자 건보료율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매년 정부가 인상 폭을 결정한다. 이 건보료율은 합계 8%를 넘기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해 놨는데 내년에 7%대로 올라서게 되면 더 올릴 수 있는 범위도 1%포인트 이내로 줄어들게 된다. 소득과 재산, 자동차에 점수를 매긴 뒤 연도별로 결정한 금액을 곱해서 산정하는 지역가입자 건보료도 더 오를 전망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오는 2026년 법정 보험료율 상한선인 8%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건보는 20조원 정도의 적립금이 있지만 '문재인 케어' 등으로 의료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적립금이 줄어들어 건보 재정은 2029년이면 바닥날 정도로 심각하다. 지난해 국내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된 의료비(요양급여 비용)는 총 95조4000여 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0.2% 늘었고, 올해는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문제는 지난 정부에서 보험료율이 급격히 오르면서 고소득자와 중산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올해 직장가입자를 기준으로 부과 가능한 최대 상한 보험료는 연간 1096만650원, 하한은 1만9550원으로 무려 560배 차이가 난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보험은 위험률이 비슷한 가입자들에게 보험료를 차등해 받을 수 없는데 아무리 공적 성격을 감안한다 해도 건강보험은 가장 무거운 세금에 가까워졌다"며 "부동산이나 금융 투자 결정을 할 때에도 세금 못지않게 건보료를 중요하게 살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케어'를 대표하는 초음파·MRI 진료비는 2018년 1891억원에서 2021년 1조8476억원으로 3년 새 10배로 늘어나는 등 재정이 낭비돼 가입자들 불만이 커졌다. 앞서 박근혜 정부 4년간(2013~2017년) 건보료율은 3.9% 올랐는데, 문재인 정부(2017~2022년) 기간에는 14.2%나 올라 증가율이 3배에 달했다. 박 정부는 연간 1% 정도씩 올렸는데 문 정부에서는 매년 2~3%씩 올린 것이다.

    문 정부 시기 직장가입자뿐 아니라 은퇴 생활자와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도 다양한 방식으로 건보료율이 올랐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건보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의 핵심은 이처럼 지역가입자 중 소득 대비 많은 보험료를 부담해온 저소득층의 보험료 경감, 고소득 직장가입자의 부담은 인상, 소득·재산이 있으면서도 건보료를 안 내는 피부양자 범위는 축소해 형평성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가입자 중 65%(561만 가구)의 건보료는 월평균 3만6000원 내린다. 반면 상대적으로 소득·재산이 많은 일부 지역가입자(23만 가구), 월급 외 소득이 연 2000만원이 넘는 직장가입자(45만명)의 건보료는 오른다.

    [그래픽] 건강보험 의료비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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