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핫도그는 뉴욕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 중 하나다. 길쭉한 번(빵)을 반으로 갈라 소시지를 끼우고 케첩, 머스터드(양겨자), 다진 피클·양파 등을 뿌려 먹는 정통 뉴욕 핫도그를 위협하는 '신종 핫도그'가 등장했다. 바로 '한국식 핫도그'다.

한국에서 먹는 핫도그의 정식 영어 명칭은 '콘도그(corn dog)'다. 막대에 꽂은 소시지에 반죽을 입혀 튀겨낸 뒤 케첩 등을 뿌려 먹는 한국식 핫도그가 뉴욕에서 '코리안 콘도그'로 주목받고 있다. 음식 전문 온라인 매체 '이터(Eater)'가 '뉴욕에서 즐길 수 있는 코리안 콘도그 매장 10곳'을 소개하는 기사를 냈을 정도. 이터는 "뉴요커들이 한국식 핫도그를 먹으려 줄을 서고 있다"며 "한국식 핫도그는 반죽에 쌀가루를 사용해 (미국 콘도그보다) 쫄깃하면서 바삭한 식감을 선사한다"고 소개했다.

한국식 핫도그를 먹으려 긴 줄이 서는 건 미국뿐 아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한식당 '분식(Bunsik)'에서는 한국식 핫도그를 맛보려면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 명랑핫도그 등 국내 핫도그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해 호응을 얻고 있으며, 식품기업 풀무원은 핫도그 냉동제품을 지난해 미국과 일본에 1000만 개 수출했다.

핫도그만큼 해외에서 '핫'한 길거리 음식은 토스트다. 런던 킹스크로스역(驛)은 소설·영화 '해리포터'에서 마법 학교 호그와트로 가는 '9와 4분의 3 승강장'이 있는 역으로 세계인에게 친숙하다. 킹스크로스역 인근 광장에서 한국식 '길거리 토스트'가 불티나게 팔리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역 입구나 버스 정거장 옆 노점에서 흔히 사 먹는, 버터 발라 앞뒤로 노릇노릇 구운 식빵 사이에 네모로 부친 달걀과 가늘게 썬 양배추·햄·치즈 등을 넣은 '정통 한국식 길거리 토스트(Classic Korean Street Toast)'를 먹으려는 현지인들이 줄을 선다. 기본 토스트와 함께 '매콤한 한국식 길거리 토스트', 김치와 모차렐라 치즈를 넣은 '김치 치즈 토스트' 또한 5.5~6.5파운드(약 9000~1만500원)라는 싸지 않은 가격에도 인기다.

미국 레스토랑 컨설팅업체 '바움&화이트맨'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알려진 한국의 토스트가 홍콩, 싱가포르, 마닐라, 로스앤젤레스, 캐나다에 상륙했다"며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시각적으로 매력적)하고, 다양한 맛이 뒤섞여 있다"고 했다.

식품·외식 트렌드 분석 업체인 미국 스페셜티푸드협회(SFA)는 올해 음식 트렌드로 '스낵의 글로벌화'를 꼽았다. SFA는 "세계 곳곳에 숨은 로컬의 풍미는 실제 여행을 대체하는 미식 모험을 제공한다"며 "이는 스낵과 간식의 혁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새롭고 이국적인 맛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일상에서 새로운 풍미를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이색 길거리 음식이나 이국적인 맛이 가미된 간식을 찾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가 한국의 길거리 음식이다. 'BTS(방탄소년단)'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으로 한국 문화에 친숙해지고 호감을 느끼게 된 외국인들이 한국 길거리 음식에도 관심 갖게 된 것이다. 기고자 : 김성윤 편집국 주말뉴스부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59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