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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기생균류 감염된 파리' 사진'
BMC 생태와…' 사진전 종합 우승

공상과학(SF) 영화 속 좀비가 자연 속에서 등장했다. 좀비 기생균류에 감염된 파리 몸 밖으로 꽃 모양의 포자가 사방으로 뻗어 있다. 스프링거 네이처 그룹이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BMC 생태와 진화'는 올해 사진전 종합 우승작으로 이른바 좀비 기생균류에 감염된 파리 사진을 뽑았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주최 측은 자연세계의 관계, 위협받는 생물다양성, 생명 근접촬영, 연구 현장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했다.

기생균류는 파리의 외골격에 침투해 정신을 지배한다. 감염된 숙주는 균류의 성장에 더 유리한 곳으로 이동한다. 파리가 죽음에 가까워지면 균류는 숙주를 먹이로 삼으며 포자를 만들어낸다. 포자를 퍼트려 더 많이 감염시키기 위해서다. 스페인 발렌시아대 진화생물학자 로베르토 가르시아-로아는 페루 탐보파타 정글에서 이 모습을 포착했다. BMC 편집자들은 "파리의 죽음이 균에게 생명을 주는 모습은 삶과 죽음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자연세계의 관계 부문상은 동핀란드대의 앨윈 하덴볼이 촬영한 마가목 열매를 문 황여새 사진에 돌아갔다. 마가목 열매는 영양가가 낮기 때문에 황여새는 하루에 수백 개의 열매를 먹는다. 식물 입장에서는 많은 종자를 퍼트릴 수 있어 유리하지만, 과하게 발효된 열매의 알코올은 황여새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황여새의 간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진화했다.

위협받는 생물다양성 부문상은 미국 워싱턴대의 사만다 크렐링이 찍은 바오바브나무 아래의 코끼리 사진이 차지했다. 수명이 2000년 이상인 바오바브나무는 물이 부족할 때 줄기에 물을 저장하며 살아남는다. 가뭄 속에서 코끼리들은 바오바브나무 껍질을 벗겨 물을 먹으며 버텨낸다.

생명 근접촬영 부문상은 미국 보스턴대의 브랜던 알드레 귀엘이 촬영한 알 속의 청개구리 배아 사진이 받았다. 코스타리카 오사 반도에서 발견된 청개구리 알들은 보통 6일 뒤면 부화하지만, 포식자의 위협이나 홍수·가뭄에는 일찍 부화하기도 한다.

연구 현장 부문상은 미국 코넬대의 제퍼슨 리베이로 아마랄이 찍은 코로나 방역복을 입고 현장을 누비는 연구자들 사진에 돌아갔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에서 강과 하천 생태를 연구하는 이들이다. 기고자 :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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