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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 칼럼] 野의 '김건희 특검' 협박, 자청해서 백신 빨리 맞아야

    김창균 논설주간

    발행일 : 2022.08.25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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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광화문에 나갔다가 시위 행렬 때문에 한참 동안 차 속에 갇혀 있었다.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팻말을 든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며 지나갔다. 취임 100일을 갓 넘긴 대통령보고 물러나라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졌다. 인터넷에서 '윤석열 퇴진 촉구 100만 범국민 성명'을 찾았다. 구체적인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는 황당한 주장들로 채워져 있었다. 딱 한 가지 눈에 걸리는 대목은 김건희 여사 관련이었다. "김건희는 정권 실세로 군림해 국정을 농단하고 있으며 정부 요직을 측근 인사로 채우고 특혜 채용과 부정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여사의 과거사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주가 조작은 문재인 정권 때 윤석열 검찰총장을 낙마시키려고 털 만큼 털었다. 숨겨진 혐의가 새로 드러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논문 표절은 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도 같은 혐의를 시인했다. 야당 입장에서 대통령 본인도 아니고 배우자를 물고 늘어지기는 민망하다. 꺼림칙한 것은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몇 가지 논란이다. 김 여사가 측근의 공직 채용과 대통령 공관 건축에 개입했다는 뒷말이 나온다.

    월요일 출근하자 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이라든지 "특검법을 신속처리절차(패스트 트랙)에 올려놓겠다"는 재청, 삼청 발언도 이어졌다. 진보 좌파는 진영 전체가 의제를 공유하며 한 몸처럼 움직인다. 김건희 특검법이 야권의 핵심 과제로 시동이 걸렸다는 뜻이다.

    야당 담당 기자들에게 알아 보니 아직 특검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일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서둘다가 역풍이 불까 조심스럽다는 거다. 특검 타령은 역대 야당이 '안 되면 말고' 식으로 불러 보는 애창곡이다. 그러나 이번만은 그렇게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야당 단독으로 특검법을 통과시킬 수 있는 의석수다. 민주당 의원만도 169명이고 무소속 7명도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정의당 6명도 뒤를 받치고 있다. 현재 재적 299명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야당의 이런 압도적인 의석은 유례가 없다. 더구나 이 구도가 대통령 임기 중반까지 유지된다.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각종 수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이재명 민주당 체제가 출범하는 점도 변수다. 이른바 개딸들이 "김건희 특검으로 맞불 놓자"고 아우성칠 것이다.

    특검법 강행 처리를 저지할 수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특검은 여야가 각각 추천한 후보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여당이 자기 몫 후보를 내지 않거나 대통령이 임명을 미룰 수 있다. 또 특검법 자체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에 대한 의혹을 파헤치자는 특검법을 대통령이 피하거나 거부하는 모습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이다.

    지금의 정국 흐름이 이어지면 '김건희 특검'은 실제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전제 아래서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에 민감해한다고 뭉개고 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특검 수사에서 꼬투리가 될 만한 문제가 불거지면 그 타격은 대통령 말 실수나 인사 실패, 또는 이준석 파동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대통령 가족이 국정에 간여할 수 있는 배경을 갖추고 있고, 대통령이 그 가족을 감싸고돌면 말썽의 씨앗이 싹튼다. 본인이 조심하려 해도 진공 상태를 메우려는 권력의 속성 때문에 휘말리게 마련이다.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바람이 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영삼 대통령이 아들 현철씨 문제에 대해 직언하는 참모들에게 역정을 내다가 사태를 키운 것이 좋은 예다.

    특검에 노출돼 치명상을 입는 것보다 백신을 자청해서 빨리 맞는 편이 현명하다. 혹시라도 논란의 소지가 발견되면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통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현재로선 특별감찰관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그런데 여야 모두 후보를 내는 데 주저하고 있다.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을 달가워 하지 않는 것을 아는 여당은 이런저런 연계 조건을 핑곗거리 삼아 시간을 벌고 있다.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5년 동안 감찰관을 두지 않았던 점이 켕기는 데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시빗거리가 견제 장치 없이 계속 커지기를 바라는 측면도 있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우리 입장에서는 특별감찰관 없이 김건희 여사가 계속 사고 치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했다. 그냥 웃어 넘길 수 없는 진심이 담겨 있다.
    기고자 : 김창균 논설주간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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