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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 토크] 韓·日 두 리그서 뛰는 안선주, 오늘 KLPGA 한화클래식 출전

    최수현 기자

    발행일 : 2022.08.25 / 스포츠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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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로서 우승하고파… 쌍둥이를 위해"

    프로골퍼 안선주(35)의 볼 마커에는 '린·율' 두 글자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생후 15개월 쌍둥이 남매의 이름 태린·태율에서 따왔다. "이름이라도 보고 힘내고 싶어서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23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컨트리클럽으로 가는 차 안에서 안선주는 전화를 받았다. 한국프로골프(KPGA) 정회원 출신으로, 자신의 오랜 스윙 코치이면서 이따금 캐디백도 메주는 남편 김성호(37)씨와 함께였다. "매주 일요일에 대회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가서 아이들을 보고,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다음 대회장으로 떠나요. 딸 태린이는 좀 무뚝뚝한 편이고, 아들 태율이는 애교가 많죠. 엄마 닮았는지 둘 다 고집이 정말 세요."

    지난 21일 그는 13년 만의 KLPGA 투어 우승에 도전했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를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해 작년 출산 이후 처음 챔피언조에서 경기했다. 5타를 잃고 공동 8위로 마친 그는 "아이들 돌봐주시는 친정어머니께 늘 죄송하고 감사해서 빨리 성과를 내고 싶죠. 잘하려는 마음이 앞서다 보니 마지막 날 오히려 잘 풀리지 않아요"라며 아쉬워했다.

    1987년생 '세리 키즈' 안선주는 KLPGA 투어 7승을 올린 뒤 2010년 일본 JLPGA 투어에 진출해 전설적 활약을 펼쳤다. 통산 28승을 거둬 JLPGA 투어 역대 다승 8위. 한국 선수 중에선 최다승 기록이다. 통산 상금 11억11만4790엔(약 108억원)은 JLPGA 투어 역대 5위에 해당한다. 상금왕을 4차례(2010·2011· 2014·2018년)나 거머쥔 그는 코로나 때문에 2년 전부터 국내에 머물다 아이를 낳고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뛴다. 해외 투어 활약 덕분에 KLPGA 투어 영구 시드를 갖고 있다.

    안선주는 2017년쯤부터 은퇴 시점을 고려해왔다고 했다. 2019년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이듬해엔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다. "지쳐 있었죠. 할 만큼 했고 후회가 없다는 생각이었어요." 쌍둥이가 축복처럼 찾아오면서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되고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이제 엄마로서 모국에서 우승 한 번 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려고요."

    출산 6개월 만에 본격 훈련을 시작해 한 달 뒤인 지난해 11월부터 대회에 나섰다. 신인으로 돌아가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두 아이 기르며 투어를 뛰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체력이 떨어지고 몸 밸런스가 달라진 것은 물론, 대회가 없을 땐 아이들을 돌보느라 연습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매주 대회가 열리면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다고 한다.

    "골프가 제 인생의 전부였는데 이제는 예전만큼 비중을 둘 수 없지요. 그래도 지금 제가 골프를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아이들이에요."

    일단 경기에 들어가면 승부 근성이 살아난다. "쇼트게임 감각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남편이 캐디 맡아줄 때 제가 짜증 부려 미안하지만, 그래도 저를 가장 잘 아는 남편이 같이 봐주면 큰 도움이 돼요." 오랜만에 국내 투어에 돌아오니 후배들 샷 수준이 정말 높아 아직 적응을 다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동안 큰 사랑을 준 일본 스폰서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아이들 때문에 내년 이후 일정은 고심 중이다.

    안선주는 올 시즌 KLPGA 투어 선수 중 나이가 가장 많다. 아이 키우며 뛰는 유일한 선수다. 지난달 대보 하우스디 오픈 우승자 송가은(22)은 "최종 라운드 앞두고 선주 언니가 '지킨다는 생각보다 누군가를 쫓아간다는 마음으로 경기하라'고 조언해줘 크게 도움 됐다"고 했다. 안선주는 "언젠가 은퇴하면 후배들이 골프 하다 답답해하는 것들을 풀어주며 멘털에 도움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픽] 안선주(35)
    기고자 : 최수현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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