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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무식한 手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발행일 : 2022.08.25 / TV A2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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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선 1회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강동윤 九단 / 黑 조한승 九단

    〈제5보〉(44~62)=때로는 파격이 질서를 깨부순다. 무식함이 박식(博識)을 발가벗긴다. 독초(毒草)가 약초(藥草)로 둔갑한다. 최고의 논리 게임이라는 바둑판 위에서도 비논리적 현상이 종종 일어난다. 우형(愚形)의 대명사인 빈삼각이 난국 타개의 유일한 대응 수단으로 현신하는 식이다. 바둑이 이 같은 특성 없이 '교과서'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렀다면 그 묘미와 가치는 반감됐을 것이다.

    흑이 ▲로 끼워 온 장면. 백의 병력이 우세했던 지역이므로 참고도 1, 3으로 버티고 싶다. 흑 4엔 5로 틀어막는다. 하지만 흑이 6부터 12까지 '무식한' 초식으로 좌충우돌하면 막상 난처한 쪽은 백이다. 중앙 흑의 두터움이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축도 유리하다). 그래서 44로 위에서 막은 수가 정수였고 52까지 외길이란 결론.

    상변을 무혈 점령한 성취감에 취했을까. 55가 작전의 일관성을 잃은 수였다. 57 자리에 두어 우중앙 벽을 쌓을 장면. 백 '가'면 '나', '다'면 '라'로 지켜 바꿔치기로 나갈 경우 백이 더 겁난다. 56~60은 자위(自衛)와 견제를 동시에 노린 호착. 한발 늦었지만 61로 장대한 울타리가 완성됐다. 백도 즉각 62로 초계기(哨戒機)를 띄웠다. 거대한 우변 흑 제국의 운명은?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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