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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의 천년 미소, 춤으로 만나볼까요

    박돈규 기자

    발행일 : 2022.08.25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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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만명이 본 國博 전시 '사유의 방'
    무용으로 공연하는 안석환·장윤나

    "1400년 세월을 견딘 반가사유상의 온화한 미소가 묘한 위안을 준다."(배우 안석환)

    "처음 보는 순간 '내려놓는다'는 말의 의미가 즉물적으로 다가왔다."(무용수 장윤나)

    지난 16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박) '사유의 방'. 배우 안석환과 무용수 장윤나가 금동반가사유상 두 점(국보 78호와 국보 83호)에 대한 감상을 주고받았다. 국박은 '사유의 방'이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4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흥행하자 이 상설 전시와 연계된 공연을 기획했다. 안석환·장윤나가 주연하는 '사유의 길'. 대사가 없는 무용 퍼포먼스다.

    안석환은 연극 '에쿠우스' '고도를 기다리며' 등으로 기억되는 배우다. 장윤나는 국립무용단 단원으로 훈련장을 맡고 있다. '사유의 길'을 연출하는 한경아는 "채움, 멈춤, 비움 등 세 갈래 길을 무대에 펼쳐놓는다"며 "관객이 반가사유상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보는 형식"이라고 했다. 사유의 방 입구에는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라고 적혀 있다. 반가사유상은 안석환·장윤나에게 어떤 생각과 몸짓을 심어주었을까.

    안석환(안)=아이디어를 듣고 호기심이 동했다. 리을무용단과 무용 작업을 해봤고 신체성을 강조한 일본 연출가 오타 쇼고의 '침묵극'에 출연한 적도 있다. 인생을 찬찬히 돌아볼 기회라고 생각한다.

    장윤나(장)=나는 기독교인이지만 인생의 희로애락은 종교와 관계없이 똑같다. 사유의 방은 반가사유상의 첫인상부터 바닥의 극적인 경사(약 1도)까지 나를 사로잡았다.

    =조각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에 붙잡혀 있는 인격체라면 '사유의 방'에 놓인 미륵보살은 초월적 존재다. 그 미소는 알 수 없는 행복감마저 준다. 우리 공연을 볼 관객이 저런 미소를 머금고 나갔으면 좋겠다.

    =나는 무용수로 살다 어머니가 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아이가 둘이다. 일과 가정, 다 잘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돼 속이 탄다. '수행하는 마음'으로 이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무용 퍼포먼스 '사유의 길'은 인생의 풍파에 치여 숨을 몰아쉬는 한 여자(장윤나)를 보여주며 출발한다. 그녀가 한 남자(안석환)의 안내를 받아 사유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채움, 멈춤, 비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모두 본 관객일수록 이 공연에 더 끌릴 것 같다. 나도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만 아는 나이가 되고 말았다(웃음).

    =무대는 T자형으로 객석을 향해 뻗어 있다. 채움의 길에서는 더 소유하려고 욕심 내는 보통 사람의 몸짓을 만날 수 있다. 멈춤의 길, 비움의 길을 춤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지금 내 숙제다.

    =기승전결이 없고 끝이 열려 있는 공연이다. 관객에게 낯설 수 있지만 뒤집어 말하면 새롭다. 반가사유상의 미소처럼 다가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때 성공욕이 넘쳤는데 요즘엔 어디까지 내려놓을 수 있는지 생각하곤 한다. 반가사유상은 우주의 이치를 깨달은 표정이다. '사유의 길'을 연습하며 새로운 나를 만나고 있다.

    관객은 대체 무엇을 경험하게 될까? 연출가 한경아는 "미디어아트와 사운드도 적절히 활용한다"며 "무대와 객석에 지붕을 덮어 마치 작은 우주에 들어온 기분이 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공연은 9월 3~4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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