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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떼법 대신 준법으로 공권력 투입 주저 않겠다"

    이해인 기자

    발행일 : 2022.08.25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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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근 경찰청장 인터뷰

    윤희근(54) 신임 경찰청장이 지난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불법에 대해서는 상황이 되면 공권력 투입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독(dock) 점거, 하이트진로 서울 강남 본사 및 강원 공장 점거 농성 등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산업 현장의 불법 행위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서다. 윤 청장은 지난 10일 취임한 직후 '공권력 투입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청장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는지와 무관하게 정당한 법 집행을 하기 위한 기준을 만들어두겠다는 취지다.

    특히 그는 "'떼법'이 아니라 준법이 이득인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떼를 써서 뜻을 관철시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어느 정도의 불법은 관행적으로 묵인해 왔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집회·시위 소음으로 인한 시민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점과 관련해 "소음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고물가·고환율 속 서민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만큼, 서민들을 울리는 사기 범죄를 '경제적 살인'으로 규정하고 집중 단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아래는 윤희근 청장과의 일문일답.

    ―서울 한복판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노조원들이 시너를 가진 채 옥상을 점거하고 있다. 공권력 투입을 검토하나.

    "공권력은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수단이지만 마지막 수단이기도 하다. 불법 상황이 심각 단계가 되면 당연히 주저 없이 원칙대로 투입한다. 다만 불법의 정도나, 불법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뭔가.

    "사실 공권력을 언제 투입해야 할지 명문화된 기준이 없다. 그래서 불법 집회나 시설 점거 등 상황별로 어느 정도 단계가 되었을 때 공권력 개입이 필요한지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공권력이 언제 개입할지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정부인지, 어떤 단체가 관련돼 있는지를 떠나서 기준에 따라 경찰 주도로 공권력을 행사하게 될 거다. 매뉴얼에는 기업이나 시민들의 피해 정도,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 대화 해결 가능성 등을 평가 요소로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종 집회·시위로 피로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이 2014년에 마지막으로 개정이 됐다. 그 후 8년이 지나며 집회·시위의 양상과 내용이 크게 바뀌었다. 시위를 하지도 않으면서 장송곡을 하루 종일 틀어 놓는 경우도 있다. 시위자들의 주장도 중요하지만 선량한 시민들이 그로 인해 피해를 보면 안 된다. 특히 소음의 경우, 집시법 기준이 일반 시민들이 느끼기에 느슨한 게 사실이다. 특히 주택가나 학교 등 평온이 유지돼야 할 장소가 있다. 심야 시간도 마찬가지다. 소음 기준을 강화하는 논의를 집중적으로 하려고 한다."

    ―청장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은.

    "사기 범죄를 크게 줄이고 싶다. 흉기로 사람을 해치는 것만 살인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악질적인 사기도 한 가족의 인생을 파멸시키는 '경제적 살인'이다. 악성 사기꾼에 대해서 신상 정보 공개를 추진하겠다. 특히 선수(악성 사기꾼)들은 적당히 처벌받고 나와서 또 사기를 친다. 신상 공개로 이런 피해를 줄여보겠다. '사기정보분석원'이란 전문 기관을 새로 만들 생각이다. 금융위원회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는 것처럼, 시시각각 진화하는 사기 범죄 수법을 분석하는 것이다."

    ―행안장관에 가려 경찰청장이 안 보인다는 얘기가 있다.

    "역대 어느 청장보다 소신 있게 일하는 청장이 되겠다. 경찰 인사(人事)에서 행안부 장관에게 청장이 휘둘릴 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게 기우라는 걸 알 수 있게 법적, 제도적으로 보장된 청장 권한을 최대한 행사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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