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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방탄' 부결되자… 일사부재의(一事不再議·한번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내 다시 제출 못하는 원칙) 논란에도 재상정 꼼수

    김아진 기자

    발행일 : 2022.08.25 / 종합 A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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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 당헌 개정 놓고 친명·비명 갈등 증폭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기소돼도 당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당헌 개정이 24일 중앙위 투표를 통해 가로막혔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틀 후인 오는 26일 재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기존 안을 올릴 수 없자, 논란이 됐던 '권리당원 전원 투표' 내용을 삭제, 상정하는 '꼼수'까지 써서 '이재명 방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비명계는 "이렇게까지 해서 '이재명의 민주당'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중앙위 투표에서 당헌 개정안이 부결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돌발 상황이라 모두가 당황했다"고 전했다. 당헌 개정안이 통과하려면 재적 566명 가운데 50% 이상인 284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268명만 찬성표를 던져 16표가 부족해 부결된 것이다. 투표 결과 발표 직후 비명계에선 "상식이 살아있다" "이게 바로 민주주의다"란 반응이 나왔다. 친문계 한 의원은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지만 투표 참여를 하지 않은 기권도 하나의 의견"이라고 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투표 전날 밤까지 "이번 개정은 막아야 한다"며 중앙위원들을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재명 사당화'를 견제하는 당내 저항이 일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친명계는 허를 찔린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우상호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는 긴급 비공개회의를 열고 "당무위는 25일 오후 3시, 중앙위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라며 당헌 개정안을 재상정한다고 밝혔다. 중앙위 투표 결과를 발표한 지 1시간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중앙위는 소집 5일 전에 공지해야 하는 원칙도 깨고, 이례적으로 이틀 만에 또 중앙위를 열겠다는 얘기다. 신현영 대변인은 "투표에 참여 못한 분들의 비율이 상당하다"며 "일사부재의 원칙으로 기존안을 다시 올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서 수정안을 내겠다"고 했다. 재투표 시 당헌 개정안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게 지도부 입장이다.

    민주당 비대위의 이 같은 결정은 곧 출범하는 이재명 지도부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현 당헌대로라면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된 뒤 기소될 경우 당대표직 박탈 문제를 두고 논란이 커지는 건 물론이고, 당내 갈등도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부결된 개정안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크게 2가지다.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되, 예외 사유를 판단하는 주체를 당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원회로 변경하는 '당헌 80조'와, 당 최고 의사결정 권한을 기존 전국대의원대회가 아닌 '권리당원 전원 투표'로 바꾸는 '14조2항'이다.

    당헌 80조는 이 의원이 기소돼도 당대표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방탄용'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14조2항'은 이 의원 강성 지지층인 '개딸'이 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당헌 개정안이 부결되자, 민주당 지도부는 '14조2항'은 제외하고 재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당 관계자는 "또 부결될 수 있기 때문에 비명계 반발이 더 컸던 전원 투표제를 없던 일로 한 것"이라며 "결국 이 의원 방탄이 더 중요했던 것 아니겠냐"고 했다. 다만 중앙위 재투표를 앞두고 25일 열리는 의원총회, 당무위에서 친명, 비명 간 갈등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명계는 "왜 재투표를 하느냐"고 하는 반면, 친명계에선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빼면 안 된다"고 하고 있다.

    ☞민주당 중앙위원회

    민주당 중앙위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도지사, 구청장·시장·군수, 지역위원장 등 56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당대회를 제외한 당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다. 현재 중앙위 구성원은 거의 문재인 정부 때 중앙위원 자격을 얻었다. 이 때문에 친명(親明·친이재명)보다는 친문(親文·친문재인) 성향이 더 짙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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