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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BIE총회서 최종 결정

사람보다 더 똑똑하고 판단에 그르침이 없는 AI(인공지능), 하늘을 날거나 스스로 길을 찾아 운행하는 자동차, 시속 1000km 이상의 속도로 진공 튜브 속을 달리는 열차…. 인류는 만화나 공상과학 영화 등에서나 볼 수 있는, 어쩌면 인간이 AI의 지배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우려를 주는 이런 장면들을 멀지 않은 미래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란 얘기들이 많다. 미래를 향한 희망찬 도전일 수도 있고 혹은 미구에 닥칠 위기일 지도 모른다.

이런 도전과 위기를 향해 당대 사람들이 내놓는 해법, 대안들의 경연장이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다. 증기기관차, 증기선, 전화기, 전구, 자동차, 비행기, TV…. 당시의 미래를 이끌며 엑스포를 통해 지구촌으로 퍼져 나간 발명품, 해법들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엑스포는 인류 문명 발전의 성과 공유, 당대 직면한 도전 과제와 고민의 해결, 미래 발전방향 제시 등 3대 가치를 지향하는 이벤트"라며 "대한민국의 앞선 ICT기술과 인프라, 부산의 천혜적 자연환경과 쾌적한 기후 등을 바탕으로 한 부산 엑스포는 이 3대 가치를 성공적으로 구현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 엑스포 3대 가치의 구현을 위해 내세운 '행사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다. 부산시 이성권 경제부시장은 "우리 주제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문명을 공유, 확산하면서도 그에 따른 기후·환경 위기, 디지털 격차, 양극화 심화, 코로나팬데믹 등 현대 인류가 직면한 문제와 고민에 대한 해법의 통찰도 담았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주제를 뒷받침할 부제는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나눔의 장 등 3가지다. 구체적으로 그린 에너지와 탄소중립 시대를 구현해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만들고, 기술에 인간을 입혀 인류·사회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돌봄 시스템 등은 양극화, 격차의 틈을 메우는 사회 안전망의 구축에 나선다는 내용을 담았다.

부산시 조유장 엑스포추진본부장은 "국제박람회기구(BIE)가 개최지 선정에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가 참신한 주제와 비전"이라며 "그런 점에서 우리가 제시한 주제는 상대에 비해 엑스포의 정신과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어 우위적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변화의 시대, 예측할 수 없는 미래로 이끄는 세상'을, 이탈리아는 '수평의 도시, 도시재생과 시민사회' 등을 주제로 내세우고 있다.

오성근 범시민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세계의 대전환'이란 주제는 개최도시 부산의 특성에도 딱 맞아 주제 구현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은 지난 100여년간 '대전환'을 살아냈고 지금 살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변방의 한가한 어촌에 불과했던 부산이 일제강점기를 거쳐 항구도시로 변신하고 6·25 전쟁 당시 전국에서 몰려드는 피란민을 다 품어 안은 임시수도로 탈바꿈했다.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은 당시 UN군과 의료진, 원조 물품을 하역했던 곳이다.

이후 지구촌 최빈국에서 지금의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의 한국을 일군 수출과 교역의 전진기지로 성장했다. 최근엔 영화와 관광, 금융을 발전시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스마트시티로 변화하고 있다. 이성권 경제부시장은 "부산은 전쟁을 딛고 한국의 기적을 이끌어낸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부산의 발전상과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은 세계인에 희망을 줄 것"이라고 했다.

'부산 월드엑스포'의 꿈이 현실이 되려면 다음달 중 BIE(국제박람회기구)에 낼 유치계획서, 오는 11월로 예정된 3차 프레젠테이션 등 3차례의 추가 PT, 내년 1~3월 중 있을 BIE(국제박람회기구) 현지실사, 내년 11월 BIE 총회에서의 개최도시 선정 투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박근록 엑스포유치기획과장은 "3차 PT부터는 유치계획서를 활용한 심화 및 차별화하는 단계"라며 "정부 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관계 기관이 뭉쳐 유치계획과 PT 내용에 대한 구상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30년 월드엑스포 개최도시의 최종 결정은 내년 11월 BIE 총회에서 마지막인 5차PT를 한직후 회원국 대표들의 비밀투표로 이뤄진다. 170개 회원국 중 3분의 2이상이 총회에 출석해 투표해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은 도시가 개최지로 결정된다. 1차 투표에 3분의 2 이상을 획득한 도시가 없을 경우 최소득표 도시 탈락 후 2차 투표를 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도시가 개최지로 최종 확정된다. 기고자 : 부산=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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