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사우디 오일머니 공세에 K컬처로 맞서
'오징어게임' 이정재 이어 BTS도 홍보대사로
범시민유치위·에어부산·대선주조 등도 홍보 적극 나서

"사우디 오일머니 공세에 우리는 K컬처로 맞선다."

지난 20일 부산 도시철도 1호선. 한 열차 칸에 올라탄 승객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로 열차 칸 곳곳을 신기한 듯 찍었다. 영화배우 이정재와 'X4(엑스포)'라는 그룹 홍보 포스터가 바닥과 벽면 등 곳곳에 부착된 테마열차칸이었다. 각 사진 속엔 QR 코드를 삽입해 X4 광고 영상과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QR 코드에 맞추자 세상에 없던 엑스포 유치를 위해 배우 이정재가 X4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가수 자이언티, 원슈타인, 전소미, 아린으로 구성된 X4라는 그룹을 만들어 다양한 홍보 활동을 전개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여름휴가를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김서연(27)씨는 "부산에서 엑스포 유치를 준비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며 "마치 실제 K팝 그룹 같은 뮤직비디오에 관심이 갔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선 국민 관심과 의지가 먼저라고 보고 국내 유치 열기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종의 군불때기다. 부산시의 홍보 전략은 K컬처다. 사우디아라비아가 1년 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리야드를 홍보해왔고, 오일머니라는 무기로 지지표를 얻어가는 상황에서 부산시는 K컬처로 맞서고 있다. 대중, 바닥 민심부터 하나하나 끌어오겠단 계획이다.

부산시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적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이정재를 부산세계박람회 1호 홍보대사로 위촉한 데 이어 글로벌 아이돌 BTS도 홍보대사로 포섭했다. BTS는 오는 10월 부산에서 콘서트를 연다. 박 시장은 지난 19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남들이 가질 수 없는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K컬처다"며 "아래로부터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BTS 공연과 관련해 전 세계 많은 유력자와 가족들이 참석을 타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이 태국·베트남 등 10여개국 20여개 도시를 운항할 항공기에 '2030부산월드엑스포' 홍보 문구를 새기고 자사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유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고 대선주조는 '부산 엑스포' 알림 문구를 써넣은 비치 파라솔 1500개와 튜브 2400개를 제작,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에 제공하는 등 지역 기업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또 부산시는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지사 등과 함께 이달 말까지 '엑스포 유치 기원 응원댓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가 최근 강서구 대저동에 8610㎡ 규모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부산에 유치해' 문구를 색깔 벼로 쓴 '대형 논 그림'을 완성하고 지역 관광지와 기업 매장 등 30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으면 추첨해 선물을 주는 '엑스포 보물찾기 이벤트'를 펼치는 등 시민단체 역시 유치 캠페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국제교류재단과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외국인 홍보단 '엑스포 프렌즈'도 발족하는 등 전 세계를 향한 '부산 엑스포 지지 붐 조성' 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엑스포 프렌즈엔 38개국, 109명의 거주 외국인이 참여해 한국어와 모국어를 활용한 소셜미디어(SNS) 활동으로 부산엑스포 홍보를 돕는다.

부산시는 조직 역시 엑스포 맞춤으로 개편했다. 민선 8기 첫 조직 개편에서 부산시는 기존 1개 과였던 엑스포 관련 조직을 국 단위로 확대했다. 2030엑스포추진본부를 신설해 4개 과와 13개 팀을 편성했다. BIE(국제박람회기구) 170개 회원국 중 지지 의사를 밝힌 국가는 현재 50여 개 안팎. 사우디 리야드가 부산을 앞서가고 있다는 분석이지만, 부산시는 지지를 결정하지 않은 국가가 더 많은 만큼 판세를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부, 재계와 함께 뒤집기 전략을 짜낼 핵심 부서가 바로 엑스포추진본부다.

조유장 엑스포추진본부장은 "내달 7일까지 제출해야 할 엑스포 유치계획서 완성과 오는 11월 말 3차 경쟁 발표를 위해 정부와 협의하고, 내년 초 예정된 부산 현지 실사 준비를 한다"며 "60조 이상의 경제유발 효과를 가지는 세계박람회는 부산과 대한민국 미래 청년들에게 큰 기회인 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뛰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부산=김준호 기자
본문자수 : 207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