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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노인'(60대 이상 1인세대) 345만명… "나 죽은 후에도 방치될까 두려워요"

    신지인 기자 오유진 인턴기자(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4년) 유서현 인턴기자(고려대 영어교육과 4년)

    발행일 : 2022.08.24 / 통판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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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나는 노인 1인 세대 '고령 고독사' 위험 커져

    서울 종로구 돈의동의 쪽방촌 건물 2층에서 홀로 사는 박수연(67)씨는 발을 뻗고 누우면 꽉 차는 6.6㎡(2평)짜리 방에서 월 24만원을 내고 지낸다. 23일 찾아간 그의 방 안에는 3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 에어컨도 없이 밥솥과 소형 냉장고, 이불, 담배만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냉장고에는 500mL 생수 3개와 음료수, 하얀 깍두기가 든 반찬통 하나뿐이었다. 박씨는 "끼니는 근처 2000원짜리 식당에서 해결한다"고 했다. 그 아래층에 사는 나정해(68)씨도 "혼자 산 지 40년째인데 찾아오는 이들이 없어 일주일에 한 번도 말을 안 한 적도 있다. 이러다 죽어도 홀로 방치될까 두렵다"고 했다.

    지난해 1인 세대가 946만1695세대로 사상 처음 주민등록 인구의 40%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에서도 60대 이상인 고령 1인 세대는 2017년 약 263만 세대였지만 4년 만에 31%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를 감안해 소득이 적은 고령 1인 가구가 방치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작년 전체 1인 세대 가운데 60대 이상은 약 345만 세대로 전체 1인 세대 중 약 36%에 달했다. 보통 생계를 같이하는 생활 단위를 '가구'라고 부르지만, 주민등록상 '세대'는 함께 사는 가족도 청약이나 절세 등을 위해 세대 분리를 한 경우가 있어 가구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앞으로 고령 1인 세대 숫자는 점점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른다. 문제는 적지 않은 홀로 사는 고령자들이 빈곤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올 초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남성 가처분소득이 평균 연 2326만원, 여성이 2094만원인데, 1인 가구 남성 노인은 연 1596만원, 여성 노인은 120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가구 163만 가구 중에서 1인 가구는 116만명(7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15년 이후 매년 증가세다.

    이미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있지만 주검 인수를 거부하는 고령자의 '무연고 사망'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고인이 숨진 뒤 며칠씩 발견되지 않고 방치되는 일도 많아 '고독사'라고도 불린다.

    용혜인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무연고 사망자는 2015년 666명에서 지난해 1834명으로 약 2.8배로 늘었다. 이 중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지난 3년간 장례를 치러준 서울 무연고 사망자 2113명은 약 72%가 60대 이상이었다. 성별은 남성(82.8%)이 여성(17.2%)의 4배 이상이었다. 사망하는 장소는 병원(67.5%)이 대부분이었지만, 자기 집이나 고시텔, 모텔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우가 26.7%에 달했다. 무연고 사망자 넷 중 하나가 홀로 숨진 채 발견되는 셈이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서적으로 고립된 상태인 홀로 사는 고령층의 자살이나 고독사 등이 잇따를 수 있는 만큼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적극 개입해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홀로 사는 고령자 중 상당수는 본인이 빈곤 속에서 죽은 채 홀로 방치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 돌봄 대책은 아직 미흡하다. 동대문구에 사는 한복상(68)씨는 지난 3월 대장암 수술 뒤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간병할 사람이 없어 포기 상태다. 한씨는 "한 달에 고령연금 등 50여 만원으로 겨우 산다. 지난 수술은 구청에서 긴급 도움을 받았지만, 재수술을 받기엔 열흘씩 나를 돌봐줄 사람도 없고 여건이 안 돼 단념 상태"라고 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인 분들을 모아 집단 거주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서로를 돌보게 하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픽] 전국 1인 세대 현황 / 늘어나는 고령 1인 세대 / 전국 고령 무연고 사망 사례
    기고자 : 신지인 기자 오유진 인턴기자(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4년) 유서현 인턴기자(고려대 영어교육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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