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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검사는 수사로 말해야 한다

    금원섭 사회부 차장

    발행일 : 2022.08.23 / 여론/독자 A3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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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는 지명 직후 "밖에서 염려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검찰 내 '윤석열 사단'에 속했다. 두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조국 수사' 등을 지휘하며 지난 정부의 핍박을 받을 때 대검 참모로 윤 대통령을 함께 보좌했고 동시에 좌천당했다. 이번 정부에서 이 후보자는 제주지검장에서 대검 차장,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거쳐 검찰총장 후보자가 됐다. 3단계 승진한 셈이다. 총장 직무대리로 한 장관과 검찰 주요 인사도 협의했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특별수사 검사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면서도 친분을 유지해 왔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한 장관, 이 후보자가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이 후보자는 "검찰의 중립성은 국민 신뢰의 밑바탕이자 뿌리로, 이 가치를 소중하게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부하이자 법무부 장관의 동지를 검찰총장에 임명했다"면서 "한 가족 같은 검찰총장 후보자가 얼마나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검찰 독립성·중립성은 마땅히 지켜져야 하겠지만, 지금 민주당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한 달 전에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덕수 총리에게 "야당의 협조를 받으려면, 자극하거나 공격·수사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한 장관에게 이야기 잘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에 불법 혐의가 있더라도 검찰이 수사하지 못하게 하라는 압박 아닌가.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 패한 뒤 자신들을 사실상 '치외법권'으로 만드는 '방탄막'을 두르기 시작했다. 지난 4~5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을 국회에서 강행 처리했다. '위장 탈당' '17분 안건조정위' '8분 법사위' '6분 본회의' 등 온갖 편법과 무리수가 동원됐다. 이유가 있었다. "검수완박 처리 안 되면 문재인 청와대 20명 감옥 갈 수 있다"는 말이 민주당에서 나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만료를 일주일 앞두고 검수완박 법을 다급하게 공포했다. 다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본인과 민주당이 처벌받지 않으려고 수사 자체를 막는다면 헌법 위반이라고 봐야 한다.

    지금도 민주당은 검수완박에 매달리고 있다. 검수완박이 대폭 축소한 검찰 수사 대상을 한 장관이 시행령 개정으로 상당 부분 회복하려 하자, 민주당은 "국회 입법권에 (대항하는) '시행령 쿠데타'"라며 반발했다. '한동훈 탄핵' '시행령 무력화 법 개정' 등 이야기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관련 사건은 하나둘이 아니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블랙리스트' 등은 지난 정부 때 수사가 시작됐지만 아직 마무리가 안 됐다. '서해 공무원 피살 진상 은폐' '귀순 어민 강제 북송' 등도 수사 대상에 추가됐다. 모두 문재인 청와대 윗선이 관여한 의혹이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출신으로 유력한 당 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도 '대장동 비리' '백현동 개발 특혜' 등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되면 이 사건들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게 된다. 수사가 본격화하면 야당이 "정치 탄압"이라며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이 국민 신뢰를 받으려면 수사 대상이 누구이든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는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권력도 불법이 있다면 엄정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 후보자가 '검찰 중립' 약속을 지키는지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검사는 수사로 말해야 한다.
    기고자 : 금원섭 사회부 차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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