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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불꽃놀이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발행일 : 2022.08.23 / 특집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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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나라 때 승려가 악귀 쫓아내려 시작… 유럽에서는 왕실 축제 때 사용했죠

    최근 독일에서 진행된 라인강 불꽃놀이를 두고 독일 내에서 비판이 크다고 해요. 폭염과 가뭄으로 라인강 수위가 낮아져 수상 물류가 마비될 위기인데, 행사 때 화재를 방지하려고 주변 땅에 물을 뿌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거예요. 화약을 연소시키거나 폭발시켰을 때 발하는 빛을 구경하는 놀이인 불꽃놀이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볼게요.

    불꽃을 만들어내려면 화약이 필요하겠지요. 화약은 7세기 무렵 이전에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불꽃놀이의 기원지도 중국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 누가 맨 처음 시작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아요. 가장 유력한 설은 송나라(960~1279) 때의 한 승려가 죽순에 화약을 채워 폭발시키며 악귀를 쫓아내는 행사를 한 것에서 기원했다는 겁니다.

    13세기에 접어들며 몽골이 중국을 점령해 원나라를 세우고 아시아 대륙을 넘어 유럽까지 진출했습니다. 이때 몽골을 방문한 유럽인 마르코 폴로(1254~1324)는 중국의 화약 제조 기술을 유럽으로 전파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어요. 유럽으로 건너간 화약은 군사용 무기로도 사용됐지만,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불꽃놀이가 발전하며 오락의 요소로 활용되기 시작합니다.

    이후 유럽에서 불꽃놀이는 주로 왕실 축제에서 등장합니다. 특히 왕실이나 귀족의 결혼식 등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됐죠.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재위 1558~1603)는 불꽃놀이를 아주 좋아해 여왕이 직접 불꽃놀이 대회를 열었다고도 합니다. 19세기 들어 프랑스의 화학자 클로드 루이 베르톨레(1748~1822)는 불꽃놀이 때 다양한 색깔의 불꽃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합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불꽃놀이에서 볼 수 있는 불꽃의 색은 오직 노란색뿐이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불꽃놀이를 즐겼을까요? 고려 시대에 불꽃놀이가 도입돼 조선 시대에 발전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고려 중기의 문신인 이규보(1169~1241)는 섣달 그믐날에 폭죽을 터뜨리며 노는 것을 보고 시를 지었는데요. 이를 통해 고려에서도 불꽃놀이를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특히 고려 우왕 때인 1373년에는 최무선과 최해산 부자에 의해 자체적으로 화약을 제조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이는 1377년 화통도감 설치로 이어져 고려의 국방력 강화에 기여했고, 왕실에서 '화산희'라고 불리는 불꽃놀이의 발전으로도 연결됐습니다.

    불꽃놀이 기술은 조선 시대로 이어지며 개량됐어요. 조선왕조실록에는 제야의 날 행사에 불꽃놀이를 했고 왕이 이를 구경한 기록이 자주 등장합니다. 조선의 국왕은 일본 사신에게도 불꽃놀이를 보여줬어요. 대부분의 사신은 불꽃놀이를 보고 매우 놀라서 이것은 인간의 기술로 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찬탄했고, 놀라서 달아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기고자 :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37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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