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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마을 주민 "이젠 욕설 대신 새소리 들려"… 일부 실랑이도

    양산=김준호 기자

    발행일 : 2022.08.23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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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前대통령 사저 경호 강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한 경호가 강화되면서 그동안 욕설과 소음이 뒤섞인 집회·시위로 소란스러웠던 경남 양산 평산마을이 조용해졌다. 일부 보수 성향 단체 회원의 반발로 실랑이도 벌어졌지만, 주민들은 "100일 만에 마을에 평화가 찾아왔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22일 오전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진입로 양쪽 2곳과 사저 앞 1곳에 경호처 직원과 경찰이 배치돼 검문·검색에 나섰다. 평상시 30여 명이던 배치 인력은 150여 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평산마을로 향하는 차량을 일일이 세우고 신분을 확인했다. 한 보수 단체 시위자는 대형 스피커를 단 차량을 몰고 사저로 이동하려다 제지당해 차량을 두고 걸어서 사저 쪽으로 향했다. 경호처 등은 일부 차량에 대해선 위험물이 없는지 내부 수색도 했다. 사저 주변 통제·관리가 한층 삼엄해진 것은 이날 0시를 기해 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구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경호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구역을 기존 사저 울타리에서 사저로부터 최장 300m까지 늘렸다.

    집회·시위는 헌법에 보장된 자유인 만큼 경호구역이라고 집회를 원천 금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에도 '대통령 관저나 국회의사당, 법원, 헌법재판소 등 100m 이내' 등 특정 지역에서만 일반적인 집회·시위를 금지한다. 또 집시법에서 다루는 집회·시위는 '2인 이상'이 참여하는 경우에만 해당해, 1인 시위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은 집시법에는 없다. 다만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5조 3항'에 따라 경호처 등은 경호구역에서 질서 유지, 교통 관리, 검문·검색, 출입 통제, 위험물 탐지 및 안전 조치 등 위해 방지에 필요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이날 확성기나 스피커 부착 차량 등은 마을로 진입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욕설·폭언 등 위협적인 행위를 해도 경호구역 밖으로 나가게 할 계획이다.

    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쯤 한 시위자가 사저 앞 도로변에 접근하면서 1인 방송을 하려다 경호처 직원에게 제지당한 후 경호구역 밖으로 퇴거 조치됐다. 오후 2시쯤엔 또 다른 시위자 A씨가 사저 근처로 접근하며 소리치다 경호처 직원과 경찰에 제지당했다. A씨가 세 차례 경고에도 고성을 지르며 반발하자 경호처 직원과 경찰은 A씨의 팔다리를 붙들고 들어 올려 강제로 이동시켰다. 근처에 있던 일부 보수 성향 시위자들은 "왜 국민의 집회를 방해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호처와 경찰은 향후 경호구역 내 찬반 단체의 집회·시위가 진행될 경우 양측이 부딪치지 않도록 완충 구역을 설정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날 경호구역 확대로 집회·시위가 잠잠해진 것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주민 신한균씨는 "안 들리던 새소리가 들린다"며 "평화로운 마을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도 이날 오후 3시 40분쯤 사저에서 나와 비서진과 함께 1시간가량 마을을 산책했다. 다만 경호구역 확대로 확성기 등을 이용한 시위 장소가 사저로부터 30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커 마을 내 다른 지역 주민이 피해를 입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기고자 : 양산=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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