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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막강 '애플 생태계' 넘으려면

    김성민 실리콘밸리 특파원

    발행일 : 2022.08.22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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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출을 가정하면, 이는 삼성 입장에서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 뉴욕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폰) 신제품 공개 행사 후 간담회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MX 사업부장 사장은 "답변하기가 조심스럽다. 우리의 생각은 폴더블폰이 주류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 갤럭시 생태계 확대에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 답변은 삼성전자가 처한 위치를 잘 보여준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는 삼성전자지만, 100만원이 넘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수년째 우위를 차지한다.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3년 전 세계 최초로 시장을 개척했고,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따라오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업계는 아직 폴더블폰 출시 계획을 밝히지도 않은 애플을 주목한다. 이날 노 사장의 답변은 애플이 본격 진출하기 전까지 갤럭시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해 다가올 애플 공세의 타격을 줄이겠다는 의미로 들렸다.

    노 사장이 갤럭시 스마트폰과 갤럭시 스마트워치, 갤럭시 무선이어폰 등으로 이어지며 사용자들이 삼성전자 제품만 쓰는 '생태계 구축'을 강조한 것은 역설적으로 애플이 구축한 생태계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뜻이다. 애플은 대표적으로 충성 고객이 많은 브랜드다. 신제품 가격이 비싸도, 상품성이 기대에 못 미쳐도 꾸준히 사주는 고객이 존재한다. 애플은 이러한 생태계와 충성 고객을 바탕으로 때로는 과감한, 때로는 얌체 같은 수익 증대 전략을 구사한다. 애플은 사용자의 정보 보호 정책을 변경해 맞춤형 타깃 광고가 불가능해진 메타(옛 페이스북)를 상대로 구독형 페이스북 사업을 제안하고 수익의 30%를 요구했다. 아이폰 문자 메시지는 아이폰 사용자끼리 보낼 땐 파란색 말풍선으로 표시되지만, 안드로이드폰에서 보낸 메시지는 초록색 말풍선으로 표시하며 사용자를 구분 짓는다. 이는 친구들과의 동질성을 중시하는 10대 학생들이 아이폰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테크 기업들은 애플처럼 자체 제품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생태계는 한두 가지 상품이 히트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꾸준한 첨단 기술과 상품 개발, 사용자 편의성 증대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최고를 만든다. 믿고 사면 된다'는 소비자 믿음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 비결이다.

    타사가 이미 구축한 생태계를 뚫고 소비자를 유인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삼성이 애플의 플랫폼 공략에 성공하면 이는 경영학 교과서의 '플랫폼 구축과 생태계'라는 챕터에 실릴 만한 일일 것이다. 완성도 100%의 제품과 소비자 믿음을 얻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만이 이를 가능케 할 것이다.
    기고자 : 김성민 실리콘밸리 특파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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