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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北인권기록소 예산 10분의 1토막 냈다

    이세영 기자

    발행일 : 2022.08.22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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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눈치보기에 직원 25% 줄이고 자료확보 건수도 3년새 85% 감소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 사례를 수집·보존하는 법무부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이하 보존소)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인력과 예산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원래 정부과천청사에 있던 보존소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으로 이전했고, 2017년 18억200만원이던 보존소 예산은 2018년부터 전년 대비 '10분의 1' 수준인 1억7700만원으로 떨어져 현재까지 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법조인들은 "문재인 정부의 '북한 눈치 보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독일 통일 이전에 동독의 인권 범죄를 기록해 실제 동독 내 인권 침해를 억제하는 기능을 했다는 서독의 '잘츠기터 중앙범죄기록소'를 본떠 2016년 10월 설립됐다. 서독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까지 4만건이 넘는 동독 인권 침해 사례를 수집했다고 한다. 우리 보존소 역시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 사례를 보존·연구해 남북통일 이후 법적 조치 시 필요한 증거 자료를 확보해두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그에 앞서 2016년 3월 민주당의 반대로 11년간 표류하던 북한인권법이 가까스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보존소의 설립 근거이기도 한 북한인권법에 대해 이후 북한은 유엔인권이사회 등을 통해 "반(反)인권적"이라고 주장하며 줄기차게 폐지를 요구해 왔다.

    그런데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존소 인력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축소됐다. 당초 4명이었던 검사 정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명으로 줄었고 2018년 9월부터는 검사가 배치되지 않았다. 공안 전문 검사가 맡던 보존소장 자리에는 일반직 공무원이 배치됐다. 소장 포함 12명 수준이었던 전체 인력이 현재 9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보존소 예산도 문재인 정부가 전 정부의 10% 수준으로 급격하게 축소하면서 2018년 이후 연간 1억~2억원 규모에 그치고 있다. 또 보존소가 통일부에서 이관받는 탈북민 대상 북한 인권 침해 실태 조사 자료도 2019년 700건에서 2020년 411건, 2021년 103건, 올해 상반기 18건 등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탈북민이 줄기는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북한 인권 문제를 홀대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인권 유린은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국제인권연맹(FIDH) 등 세계 40개 인권 분야 비정부기구(NGO)는 작년 10월 193개 유엔 회원국에 보낸 서한에서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기본권을 묵살한 채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만 혈안이 돼 있다"면서 "북한의 지독한 인권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지도자 김정은과 노동당에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축소하는 동안 미국은 북한 인권침해 사례 수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작년 4월 "우리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인권 유린과 침해에 관한 정보를 기록하고 보존할 것"이라고 했다.

    전주혜 의원은 "지난 정부 5년간 사실상 무력화된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제 기능을 회복하고 북한 정권이 저질러온 인권 유린에 대해 통일 이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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