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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쟁' 시대… 美, 구글·MS에 방산 맡긴다

    변희원 기자

    발행일 : 2022.08.22 / 종합 A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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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이 전쟁을 바꾼다' 年200조원 예산 대이동

    실리콘밸리의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스케일AI'는 지난 2월 미 국방부에 데이터 분류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 장애물을 피하는 기능을 탑재한 지능형 드론으로 잘 알려진 스타트업 '스카이디오'도 최근 미 육군에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 드론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창업 5년 차 스타트업 '앤듀릴'은 올해 2월 미 국방부와 10억달러짜리 계약을 맺었다. 드론 방어망을 개발, 구축하는 10년짜리 프로젝트다.

    기술이 전쟁의 판도를 바꾸면서, 한 해 200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미국 방위산업의 면모도 달라지고 있다. 전투기나 탱크도 필요하지만 AI와 빅데이터, 드론을 활용한 최첨단 무기와 이들을 서로 연결하는 지휘 통제 시스템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같은 빅테크와 손을 잡거나, 벤처캐피털처럼 스타트업에 투자해 전투를 효율화하고 훈련 비용을 아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은 "과거에는 미 국방부나 미 항공우주국(NASA)과 같은 정부 기관이 개발한 최첨단 기술을 민간 기업이 활용했다면 이제는 정부가 외부의 기술을 들여오기 위해 전 부처에 걸쳐 펀드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기술 기업에 눈돌리는 펜타곤

    미·중 긴장이 고조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일어나면서 미 국방부 안팎에서는 '국가 안보를 위해 정부와 실리콘밸리가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2018년 설립된 민관 합동 미 대통령 자문기구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는 지난해 발행한 756쪽짜리 보고서에서 "실리콘밸리와 미 정부가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에 군사적 우위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이 위원회의 위원장은 에릭 슈미트 구글 전 회장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가자 지구에서 수많은 드론 떼를 연결해 군사 작전을 수행했는데 펜타곤이 원하는 게 바로 이런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 말 미 국방부의 워게임(전쟁 시뮬레이션)에서 미국이 중국을 물리쳤는데, 당시 승리의 요인도 재래식 무기가 아니라 아니라 소프트웨어 구동 시스템 덕분이었다고 한다.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확 바뀌었다.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은 진보적 성향이 강해 미 국방부나 전쟁 관련 사업을 꺼렸다. 2018년 구글이 미 국방부와 AI 기술을 활용해 무인 항공기 타격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두고 내부에서 반발이 쏟아져 손을 떼야 했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지금은 방위산업이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빅테크 역시 러시아 침공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빅테크도 스타트업도 방위산업에 눈독

    빅테크와 스타트업들은 연간 1400억달러(약 187조원)에 이르는 미 국방부의 조달 예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실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지난 6월 설립한 '구글 퍼블릭 섹터'는 군 기관의 정보를 AI를 이용해 클라우드로 통합하는 미 국방부 '합동전투클라우드역량(JWCC)' 수주에 총력을 쏟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러클이 JWCC를 구축하기 위해 5년간 90억달러짜리 계약을 공동으로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미 국방부에 증강현실 헤드셋 12만대를 공급하기로 하는 220억달러짜리 계약을 맺었다. 이 헤드셋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증강현실 기기 '홀로 렌즈'의 기술과 클라우드(가상 서버) 서비스를 통해 임무 수행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게다가 지난해 미국 항공우주, 방위 스타트업들에 유입된 벤처 투자금은 약 100억달러로 2018년에 비해 세 배가 늘었다.

    미 국방부에 재래식 무기를 공급하던 기존의 방산업체들도 기술 인재 영입과 벤처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은 이미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을 운영하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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