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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기 상황에 '광란의 파티' 즐긴 30대 핀란드 총리

    백수진 기자

    발행일 : 2022.08.20 / 사람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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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토 가입 이끈 산나 마린 총리
    러 전투기 영공 침범한 시기에
    연예인들과 춤추며 노는 영상 유출

    30대 핀란드 총리가 핀란드 정치인·연예인들과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영상이 유출되면서 마약 복용 의혹에 휘말렸다.

    로이터통신·핀란드 방송 YLE 등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각) 공개된 영상에는 산나 마린 총리가 핀란드 유명 인사 20여 명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담겼다. 마린 총리는 두 팔을 머리 뒤로 올리고 무릎을 꿇는 등 격정적으로 춤을 췄다.

    영상에서 파티 참석자 중 한 명이 핀란드어로 코카인을 뜻하는 은어 '밀가루 갱!'을 외치는 소리까지 들리면서 논란이 커졌다. 야당 정치인들은 마약 복용 의혹을 제기하며 마린 총리가 자발적으로 약물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18일 마린 총리는 "영상은 사적인 공간에서 촬영됐다. 누가 영상을 유출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영상이 대중에게 공개된 사실에 분개했다. 이어서 마약 복용 의혹을 부인하며 필요하면 검사를 받겠다고 맞섰다. 마린 총리는 기자들에게 "술 이외에는 어떤 것도 마시거나 복용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춤추고, 노래하고, 파티를 즐겼으며 이 모든 일은 완벽히 합법적"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내 또래의 많은 이들처럼 나는 가정생활과 직장 생활이 있고, 친구와 보내는 자유 시간도 있다"면서 "(총리라고 해서) 지금까지와 다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했다.

    마린 총리는 34세이던 2019년 12월 핀란드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되며 당시로선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외무부 장관과 밀접 접촉을 한 뒤 업무용 전화를 집에 두고 클럽에 갔다가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음악 축제나 파티를 즐기는 사진이 자주 공개된 마린 총리는 지난주 독일 언론 빌트에서 "세계에서 가장 멋진 정치인"이라는 평을 받았다.

    마린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지켜온 군사적 중립 노선을 포기하고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이끌었다. 코로나 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안보 위기에 적절히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18일 러시아 전투기 2대가 핀란드 영공을 침범하는 등 안보 위기 상황에서 파티 영상이 유출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지지자들은 "여가를 즐기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총리를 옹호했지만, "국가 안보 위기 상황에서 무책임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핀란드 주요 일간지 헬싱인 사노마트는 사설을 통해 "나쁜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은 아니었을지라도 총리는 주변을 쉽게 믿어선 안 된다"면서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 핀란드를 공격하려는 이들에게 무기가 될 만한 정보를 흘리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기고자 :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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