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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공격했나… '핵재앙 공포' 자포리자 원전, 끝없는 진실게임

    파리=정철환 특파원

    발행일 : 2022.08.20 / 국제 A1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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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령중인 러시아 "우크라 소행, 외국軍·사찰단 끌어들이려는 것"
    우크라 "원전을 보호한다는 명분 만들려는 러시아의 자작극"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이 원전의 안전이 국제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이 원전은 지난 3월 러시아군이 완전 장악한 이후 지속적으로 '피격 논란'에 휩싸이면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를 공격 주체로 비난하는 '진실 게임'을 벌이는 와중에 '핵 테러 위협설'까지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군이 19일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해 의도적 '핵 재앙'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사능 누출 사고를 일으킨 뒤 이를 러시아 소행으로 몰아 국제사회의 개입을 정당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도 "원전 주변 약 30㎞를 (방사능 누출에 의한) 출입 금지 구역으로 만든 다음, 외국 군대와 사찰단을 끌어들이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의도"라고 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일대에 방사능 측정 장비를 설치하고, 제독 훈련을 하는 것을 "원전에 대한 도발 준비"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에 "원전을 이용한 '핵 테러'를 시도하는 것은 우리가 아닌 러시아"라고 반박했다. 안드리 유소우 국방부 정보국 대변인은 18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직원 대다수에게 '19일 출근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이는 러시아가 원전에서 모종의 도발을 계획하려는 증거"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원전을 방패 삼아 주변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 등 중화기들을 대거 배치해 우크라이나 후방 공격 기지로 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러시아군이 원전을 스스로 공격해 놓고 이를 우크라이나 소행으로 떠넘기는 '자작극'을 벌여 '원전을 보호한다'는 점령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전은 기당 950㎿(메가와트)의 원자로 6기에서 최대 57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유럽 최대 원전이다. 러시아군의 점령 이후 끊임없이 사고 위험이 제기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찰을 요구해 왔으나, 러시아는 소극적 입장이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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