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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원의 말글 탐험] (174) '라고'가 어색할 때

    양해원 글지기 대표

    발행일 : 2022.08.19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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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면 사진이 잘 나온다? 수재민(水災民) 돕는답시고 현장에 간 어느 나리 때문에 잠깐 알쏭달쏭했다. 정말 뭐라고 말했는지도 마찬가지. 매체마다 달랐으니까.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사진 잘 나오게 비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비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왔으면 좋겠다"….

    남의 말 그대로 옮기는 일을 직접 인용(引用)이라 한다. 표시 부호는 큰따옴표(" "). 위에 옮긴 말 모두 이걸 썼으니 같아야 하건만 제각각이다. 정확하지도 않으면서 큰따옴표는 왜 붙였을까. 역시 알쏭달쏭하다.

    인용격 조사 '라고'와 '고'도 그렇다. '이 단체는 "…정부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라고'가 직접 인용을 나타낸다는 표준국어대사전 풀이에 맞게 쓴 문장이긴 한데…. 간접 인용 조사라는 '고'를 대신 써보자. '이 단체는 "~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으나, '라고'보다 '고'를 쓸 때 매끄럽다. 그리 말해야 더 자연스러우니까.

    '"에어컨보다 자연 바람이 좋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와 '"~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를 비교해보자. 역시 앞 문장은 거북스럽지 않은가. 이럴 때 직접 인용 표시는 큰따옴표로 족하다.

    하면 '라고'를 무조건 버려도 괜찮을까. 그럴 수 없다. '"네가 가면 좋지"라고 형이 말했다'를 '"~ 좋지"고 형이 말했다' 하면 말이 되겠는가. '라고' 대신 '고'를 쓰려면 직접 인용이 '다'나 '(느)냐'("언제 가냐"고) '자'("내일 가자"고) 같은 일부 종결어미로 끝나야 함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다' '아니다' 뒤에서는 '라고'가 자연스럽다. '"내 돈이다"고 외친'/'"내 돈이 아니다"고 외친'보다 '"내 돈이다"라고'/'"내 돈이 아니다"라고' 해야 어울리듯이.

    알쏭달쏭한 게 또 있다. 재난 현장에서 컵라면 먹었다고 장관이 결국 쫓겨난 그 나라 맞는지 말이다. 물난리에 기우제(祈雨祭) 지낸 국회의원은 별다른 소식이 없는데.
    기고자 : 양해원 글지기 대표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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