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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만에 전석 매진… "게임음악, 클래식의 블루오션"

    김성현 기자

    발행일 : 2022.08.19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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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음악 전문 지휘자 진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정명훈만큼이나 인기를 누리는 지휘자가 있다. '리니지'와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같은 게임 음악들을 공연장에서 실연(實演)으로 들려주는 여성 지휘자 진솔(35)씨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만하임 음대에서 공부한 클래식 전문 지휘자. 하지만 2017년 게임 음악을 연주하는 전문 기업 '플래직'을 차리고 대표도 맡고 있다. 그는 18일 인터뷰에서 "실은 중·고교 때부터 PC방이 문 닫을 때까지 틀어박혔던 '게임 마니아' 출신"이라며 "최근에도 '만렙(최대 레벨)'까지 찍은 게임이 적지 않다"며 웃었다. '플래직'이라는 회사명 역시 '플렉시블(유연함)'과 '클래식'을 조합한 말이다.

    그는 9월 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경기 필하모닉(지휘 정나라)의 게임 음악회 '리니지'에서도 음악 감독을 맡아서 선곡과 편곡 작업 등에 참여했다. 한편으로는 베토벤과 브람스 교향곡의 정통 클래식, 다른 한편에서는 게임 음악의 '1인 2역'을 하고 있는 셈이다. 2019년과 지난 5월 스타크래프트 게임 음악 연주회, 2019년 WOW 콘서트, 올해 '넥슨 클래식 콘서트' 등이 그가 직접 지휘한 음악회들이다. 짧게는 5분, 아무리 길어도 사나흘이면 대부분 매진을 이룬다. 그는 "게임 이용자의 충성도에 따라서 매진 속도도 차이 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최근 게임 음악은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뜨거운 화두다. 지난 6월 KBS교향악단이 '로스트아크' 게임 음악 콘서트를 열어서 매진을 이뤘고, 10월 8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한경아르테필하모닉이 '게임 음악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예전 PC방의 배경음악으로만 생각했던 게임 음악이 본격 감상용 작품으로 변모하고 있는 셈이다. 진솔은 "게임 초기에는 단순한 효과음이나 주제가 정도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기술 발전과 이용자 증가에 발맞춰 그래픽이나 음악도 종합 예술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케스트라와 합창뿐 아니라 전자 음악과 밴드까지 장르도 점차 다양화·전문화하는 추세다.

    이용자들이 전투나 대결, 모험 같은 극적인 순간마다 반복적으로 주제곡을 접하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은 것도 게임 음악의 특징. 진솔은 "공연장에도 게임 캐릭터의 복장을 차려입고 오고, 객석에서도 우리 편의 음악이 흐르면 환호하고 상대 팀의 주제가가 흐르면 불평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쌍방향적 성격이 두드러진 게임의 특징이 음악이나 공연에도 고스란히 투영되는 셈이다. 그는 "실은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 단원들도 즐기면서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웃었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에 이어서 게임 음악까지 장르 간 결합을 뜻하는 '크로스오버'의 영역은 점차 확장되고 있다. 진솔은 "최근 해외에서도 유명 작곡가와 명문 악단들이 게임 음악에 참여하거나 연주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면서 "한국에서도 전문 작곡가·편곡자 육성이나 해외 진출 같은 과제를 해결하면 독자적 영역으로 충분히 성장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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