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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물 못 주겠다" 대구 "안동 물 받겠다"… 물싸움 가열

    권광순 기자 이승규 기자

    발행일 : 2022.08.19 / 영남 A1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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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 해평취수장 공유 합의했지만, 지자체장 바뀌며 '흔들'

    대구시와 경북 구미시의 '먹는 물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4월 경북 구미시 해평취수장을 공동 이용하기로 대구시와 구미시, 환경부 등이 협정을 맺으면서 오래된 지역 현안인 '대구시 취수원(取水源) 문제'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6·1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단체장들이 취임하면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더니 이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당초 합의를 백지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대구시는 18일 "구미시의 귀책 사유로 지난 4월 맺은 취수원 다변화 추진이 더 이상 어렵다"면서 "협정 해지를 환경부 등 관계 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지방선거 당시 "구미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협정에 반대한 점, 이미 합의된 구미 해평취수장이 아닌 다른 취수장을 협의 대상으로 요구한 점 등이 구미 측의 귀책 사유라는 게 대구시 주장이다.

    앞서 지난 4월 4일 대구시와 구미시는 환경부·국무조정실·경북도·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맑은 물 나눔과 상생 발전에 관한 협정(이하 맑은 물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일평균 30만t 규모의 물을 대구와 경북에 공급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대가로 대구가 구미에 100억원과 구미 5산단의 입주 업종 확대를 지원하고, KTX 구미역 신설을 돕기로 했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도 구미에 매년 100억원 규모의 지원금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대구의 취수원 문제는 1991년에 벌어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으로 촉발됐다. 구미산단의 한 공장에서 유출된 유독 물질인 페놀이 대구 수돗물의 취수원인 낙동강을 오염시키면서 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2018년 구미산단에서 배출된 과불화 화합물 사고로 대구가 수돗물 파동을 겪는 등 올해까지 총 9차례에 걸친 낙동강 수질오염 사고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현재 대구의 취수원인 문산취수장 등 3개 취수원 외에 추가로 오염 위험이 적은 취수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지역 간 이해가 서로 달라 30여 년간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았고 지난 4월 환경부 등의 중재로 '맑은 물 협정'을 맺으면서 이 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이는 듯했다. 그러다 지난 6·1 지방선거를 통해 지자체장이 바뀌면서 '먹는 물 공방'이 재점화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선거 당시 "시의회나 시민 동의를 거치지 않고 협정이 체결됐다"면서 "협상을 통해 취수원 다변화 문제를 재검토할 것"이라며 맑은 물 협정에 부정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후보 시절부터 안동댐 물을 대구로 끌어오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공약했다.

    새 단체장 취임 이후 지난 1일 김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취수원 위치를 변경하자고 주장하면서 대구와 구미 간 갈등이 표면화했다. 김 시장은 "취수원 문제는 대구 현안이지 구미의 현안이 아니다"라며 "취수원 관련 협정을 살펴보니 구미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구미에서 낙동강 물을 오염시켜 놓고 우리가 상수원을 달라고 하니 '된다, 안 된다'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더 이상 매달려 애원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홍 시장은 지난 11일 대구 산격 청사로 권기창 안동시장을 초청해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논의했다.

    대구시가 환경부 등 관계 기관에 협정 해지 의사를 통보했지만 실제로 협정이 해지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협정서 제6조에 따르면 협정의 해지는 관계 기관 간 협의를 거쳐야 가능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협정 해지는 대구시와 구미시 외에 국무조정실, 한국수자원공사, 경북도 등 관계 기관 간 논의가 필요한 문제인 만큼 신중히 검토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표] 대구 취수원 다변화 추진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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