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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000억 시장… 뛰어드는 유통社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 소비와 온라인 쇼핑 특수에 힘입어 고가의 명품 브랜드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명품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상품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에 고객이 늘면서 명품 플랫폼 3강으로 꼽히는 '머스트잇·트렌비·발란'은 작년 기준 모두 3000억원대 거래액을 기록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어 신생 업체가 후발 주자로 뛰어들고, 롯데쇼핑 등 전통 유통 업계도 온라인 명품 판매를 강화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온라인 명품 시장 급성장, 전통 유통 대기업도 반격

명품 플랫폼 '3강'으로 꼽히는 발란은 작년 매출이 522억원으로 전년(243억원)의 2배 이상이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작년 연 거래액 3150억원 중 60%인 2000억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발란은 당일 배송 서비스까지 도입하며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트렌비도 작년 매출 217억원을 기록해 전년(171억원)보다 27% 늘었고, 머스트잇은 199억원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작년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를 약 1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2020년 설립된 후발 주자 '젠테'는 작년 상반기 46억원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 상반기만 171억원 매출을 올리며 전년 매출액(128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명품 플랫폼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반사 이익을 누리며 급성장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특히 명품 구매를 위해 장시간 줄을 서는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하기 힘든 명품을 병행 수입 형태로 들여와 상품군도 다양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등 공식 매장에는 없는 쿠폰 할인이나 이벤트를 자주 진행해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하게 명품을 구매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명품 시장이 커지자 주요 3사 외 틈새 시장을 노린 신규 업체와 전통 유통 대기업도 온라인 명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달 명품 전문관 'SSG 력셔리'를 신설했고, 정품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SSG 개런티' 상품도 8만여 종으로 확대했다. 롯데온도 온라인몰에 입점한 외부 판매자의 병행 수입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가품일 경우 2배로 보상하는 '트러스트 온'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명품 시계 전문가를 고문으로 영입해 명품 감정 분야를 강화했고, 2019년 문을 연 캐치패션은 파페치 등 40여 개 글로벌 명품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100% 정품'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시장 급성장 부작용… 과장 광고·고객 정보 해킹 피해도

다만 단시간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0일 주요 명품 플랫폼 4곳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 불만은 매년 약 2배씩 늘어 최근 3년간 총 1151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발란은 해킹 피해로 고객 개인 정보가 유출돼 과징금 처분을 받았고, 트렌비는 '명품 플랫폼 국내 매출액 1위'라고 광고했다가 '명확한 산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공정위 판단에 따라 경고 처분을 받았다. 후발 주자 캐치패션은 빅3 플랫폼이 과장 광고를 했다며 형사 고발도 했다. 또 일부 제품의 경우 반품비가 상품 가격과 비슷하게 책정되면서 과도한 반품비 문제로 공정위 조사를 받기도 했다.

유통 업계에서 온라인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명품도 온라인으로 살 수 있다'는 소비자 인식이 강화됐기 때문에 시장 성장은 꾸준할 것"이라면서 "플랫폼의 신뢰도에 따른 옥석 가리기도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주요 명품 플랫폼 지난해 실적 / 명품 플랫폼 논란 사례 기고자 :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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