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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 분석해보니… 영업이익은 29%나 늘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옛 현대상선)의 올 상반기 매출은 9조952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조3347억원)의 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 보복 소비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물동량이 폭증하고, 미주·유럽을 포함한 전 노선의 운임이 오르면서 영업이익도 152%나 늘었다. 상반기 영업이익 규모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국내 3위다.

17일 본지가 국내 매출 상위 30대 기업의 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해당 기업들의 매출 총액은 653조89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1조2557억원)보다 20.8%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56조5889억원에서 73조889억원으로 30% 가까이 증가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고용도 늘어났다. 올 상반기 30대 기업 고용 인원은 56만3926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1만1023명)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30대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220% 늘어났지만 직원 수는 1% 증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고용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매출 21%, 영업이익 29% 증가… 고용 인원도 2% 증가

업종별로는 IT·철강·화학·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 업종의 대표 기업들에서 고루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매출 증가 폭은 HMM이, 영업이익 증가 폭은 대한항공이 1위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51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40억원)의 5배로 커졌다. 반도체·전자부품 등 항공 화물 수요 증가에 여객 수요까지 살아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의 에쓰오일은 고유가 덕분에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2%, 154%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영업이익이 각각 75%, 28% 늘었다. 조선·가전·자동차발 수요가 늘고 글로벌 철강 제품 가격 상승까지 겹친 포스코·현대제철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용 면에서는 '반도체·배터리' 분야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 확대로 인해 인력 수요가 급증한 삼성전자는 지난 1년 사이 6221명이 늘어나며 30대 기업 전체 고용 증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측은 "반도체 개발자나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고용을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 신규 기술 인력을 대거 채용한 LG디스플레이가 2878명 증가로 2위에 올랐다. 스마트폰용 부품 호조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LG이노텍은 2861명이 증가했고, SK하이닉스도 1년 만에 1470명이 늘어나며 고용 인원이 3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휴대폰과 태양광 사업을 접으며 관련 인력을 다른 계열사로 재배치한 LG전자는 4500명 가까이 고용 인원이 줄었고,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유통·항공업계도 인력이 대거 줄었다. 점포 구조조정과 함께 희망 퇴직 등 인력 다이어트에 나선 롯데쇼핑은 전체 5% 수준인 1074명이 감소했고, 이마트도 3%에 가까운 700여 명이 줄었다.

◇상반기에만 1억원… 에쓰오일 직원 연봉 킹

30대 기업 인건비 증가 폭(16.5%)은 고용 인원 증가 폭(2%)을 크게 웃돌았다. 매출·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기업들이 성과급도 대폭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실적이 급증한 에쓰오일은 올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가 1억100만원에 육박하며 30대 기업 중 최고 연봉 기업에 올랐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은 상반기 직원 평균 급여도 81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화학 제품 수요 급증의 수혜를 입은 LG화학도 상반기 종업원 평균 급여가 6700만원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 주요 대기업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3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조원)보다 25% 넘게 늘었다. 고물가·고유가·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이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 매출 상위 30대 기업 올 상반기 경영 성적 / 고용 증가 상위 10개 기업 기고자 : 신은진 기자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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