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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땅… 오늘의 판결] '제주 변호사 살인' 범인 23년 만에 유죄

    오재용 기자

    발행일 : 2022.08.18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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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1심 뒤집고 12년형 선고

    제주에서 23년 동안 장기 미제로 남아있던 '변호사 피살 사건'의 피고인에 대해 2심에서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무죄를 선고한 1심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형사1부(이경훈 부장판사)는 17일 1999년 11월 5일 새벽 손모(2014년 사망)씨가 A 변호사를 살해한 사건의 공동정범(살인 혐의)으로 기소된 김모(56)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방송국 PD를 협박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도 유지해 김씨의 전체 형량은 13년 6개월이 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제주 지역 조직폭력배 유탁파의 행동대원이었던 김씨는 1999년 8월쯤 'A 변호사를 손 좀 봐줘야겠다'는 누군가의 지시와 함께 현금 3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동갑내기 조직원 손모씨와 함께 A 변호사에 대한 범행을 공모했다고 한다. 이들은 A 변호사를 미행하며 동선과 생활 패턴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가해 방법을 상의했으며, 1999년 11월 5일 손씨가 제주시 제주북초등학교 인근 노상에 있던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가 김씨가 2020년 6월 27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와 '유탁파 두목 백모(2008년 사망)씨의 지시를 받고 손씨를 통해 A 변호사를 살해하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경찰은 당시 캄보디아에 있던 김씨를 국내로 송환하는 등 재수사에 착수했으며, 검찰은 김씨의 해외 체류 기간에 공소시효가 중단됐다고 판단하고 그를 기소했다. 당초 경찰은 김씨를 살인 교사 혐의로 입건했으나 검찰은 김씨가 범행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공모공동정범' 법리를 적용해 살인죄로 기소했다. '공모공동정범'이란 2명 이상이 범죄를 공모한 뒤 그 공모자 중 일부만 실행을 한 경우 실행을 담당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범죄 책임이 있다는 법리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 진술 이외 별다른 추가 증거가 없다"며 김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는 범행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피고인은 공범인 손씨가 이 사건 범행에 특별 제작한 흉기를 이용하는 것과 손씨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기고자 : 오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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