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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방탄' 또 꼼수개정… 기소돼도 지도부 뜻대로 면죄부

    양승식 기자

    발행일 : 2022.08.18 / 종합 A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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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헌 80조 역풍 일자… 野, 다른 조항을 고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이재명 방탄' 논란이 일었던 '당헌 80조'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직자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됐을 때 직무를 정지하도록 한 조항은 그대로 뒀지만, 대신 당무위원회를 통해 기소돼도 당직을 유지하는 구제로를 열어줬다. 당헌 조항을 이재명 의원에게 유리하게 노골적으로 바꾸진 않았지만, 우회로를 통해 '셀프 구제'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꼼수 개정을 통해 '이재명 방탄'을 실현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당헌 80조 3항 수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조항은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중앙당 윤리심판원의 의결을 거쳐 징계 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그러나 '정치탄압' 여부 판단 주체를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로 변경하기로 했다. 당직을 맡은 사람이 부정부패 등으로 기소가 되더라도 당무위의 판단에 따라 직을 내려놓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윤리심판원은 외부 인사가 원장인 독립 기구이고, 당무위원회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포함된 의결기관이다. 수정안대로라면,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된 뒤 기소되더라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스스로 직무를 정지하지 않을 수 있다. 윤리심판원장은 당대표의 추천에 따라 임명되지만, 외부 인사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독립성이 보장되는 반면 당무위는 당 지도부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의결기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윤리심판원을 통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고, 민주당 최강욱 의원도 성희롱성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다. 모두 윤리심판원의 독립성이 담보됐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당무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사안을 판단하게 되면 개별 의원들이 지도부의 눈치를 더욱 살피게 되는 효과도 있다. 의원들의 생살여탈권을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 지도부가 가지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기존에 논란이 됐던 조항 대신 다른 조항을 수정하는 절충안을 선택했다"며 "직무 정지 판단 기관도 최고위가 아닌 당무위이기 때문에 '셀프 구제'라는 비판은 온당하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은 기존에 수정하기로 했던 당헌 80조 1항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기소되면 직무 정지'로 돼 있던 조항을 '1심에서 금고 이상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직무 정지'로 바꾸려 했는데, "노골적 이재명 방탄"이라는 비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이날 당대표 후보자 광주·전남 방송 토론회에서 "굳이 묻는다면 (기소 시 직무 정지는) 좀 과하다고 생각했지만 통합이란 측면에서 굳이 싸워가면서까지 이렇게 강행할 필요 있겠냐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며 "지도부에서 나름의 결정을 했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헌 개정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던 박용진 의원도 "당헌 80조의 정신을 살리면서도 여러 동지들의 의견을 함께 포용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단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의 '꼼수 당헌 개정'에도 '이재명 방탄'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에 대해 검경의 수사가 10여 건에 달하기 때문이다. 기소돼도 당대표 직무 정지가 되지 않도록 조항을 바꿨으면 수사를 여러 건 받더라도 상관없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기소될 때마다 건건이 당무위원회를 열어 '셀프 방탄'에 나서야 한다.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더라도 수차례 당무위원회를 열어 면죄부를 받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친명계에서는 공개적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장경태 의원은 "당헌 80조 개정안이 비대위에서 무너졌다"며 "당원의 요구를 무시하는 행태가 이해가 가지 않으며, 반드시 바꾸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찬대 의원도 "당원들의 요구를 외면한 비대위 결정은 철회되어야 한다"며 "순진하고 위험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래픽] 민주당 '이재명 방탄' 당헌 개정
    기고자 :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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