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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저우궈단 대표

"출생률은 바닥이고 노인 인구는 계속 늘고 있어요. 기대수명도 늘어 지금의 4050은 유병장수(有病長壽) 시대를 살아야 하죠. 이 '불쌍한 아이'는 대체 몇 명을 부양해야 할까요?"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동양생명 본사에서 만난 저우궈단(63·사진) 동양생명 대표는 한국의 심각한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얘기하다가 갑자기 '불쌍한 아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가 말한 불쌍한 아이는 장래에 부모와 양가 조부모까지 6명을 부양해야 할 '외동아이'다. 현재 한국에 태어난 외동아이들이 향후 부모와 조부모 부양을 하면서 큰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이미 월광족(월급을 받아 다 써버리는 젊은 소비층)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두 가지를 묻습니다. 부모가 죽고 상속받을 때 낼 세금은 모아놓았느냐, 부모 의료 비용 지출에 대한 계획은 세워놓았느냐고요. 출생률이 바닥인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저우궈단 대표는 올해 2월 동양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만 국적인 그는 미국 코네티컷대 금융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중국 홍타이생명보험 회장(CEO), 타이캉보험그룹 부회장(CFO) 등을 거쳤다. 지난 35년간 세계 8개 도시에서 금융, 특히 보험 분야의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한국의 인구구조에 주목했다. 과거 생명보험이 가장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나머지 가족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맞춰 본인의 노후를 보장하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종신보험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의 생명보험사들도 현재 중년 세대를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 판매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동양생명은 보험과 요양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저우궈단 대표는 한국 보험 시장을 위기로 진단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보험사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며 "수익률이 좋고 장기채권 시장 규모가 큰 해외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금융 당국이 지난 2020년 보험사의 해외 자산 투자 한도를 30%에서 50%로 높였지만 환율 변동에 대비하기 위한 비용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만 보험사의 경우 외환변동성준비금 제도가 있어 외환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을 줄이고 있다"며 "이를 참고해 보험사들의 투자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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