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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장의 디자인] 포도밭에 착륙한 24色 삿갓

    김미리 기자

    발행일 : 2022.08.17 / 문화 A2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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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록달록 스테인드글라스 삿갓이 등장했다. 위에서 보면 평원에 불시착한 비행접시 같기도 하다.

    지난 1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유명 와인 산지 소노마 지역의 와이너리 '도넘 에스테이트(Donum Estate)'에 등장한 설치물이다. 스물네 가지 색깔 유리판 832개를 붙여 원뿔형으로 만든 이 설치물 이름은 '수직 파노라마 파빌리온(Vertical Panorama Pavilion)'. 포도밭 한가운데 있는 시음용 공간인데 이 자체가 예술 작품이다.

    설치물을 만든 곳은 스튜디오 아더 스페이스(Studio Other Spaces·SOS). SOS는 테이트모던, 리움미술관 등에서 전시한 덴마크 출신 세계적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손과 독일 건축가 제바스티안 베만이 건축·예술 융합 프로젝트를 위해 8년 전 베를린에 설립한 스튜디오다. 이름처럼 세상에 없는 '다른 공간'을 지향하면서, SOS라고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내는 위기의 지구를 작품으로 담아낸다.

    이번 파빌리온 형태와 유리판 색상에도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형태는 원형 달력에서 영감받았고, 컬러는 이 지역의 연평균 일조량, 풍속, 온도, 습도 등을 시각적으로 담은 것이다. SOS는 "우리의 감각과 자연환경의 특별한 조우"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파빌리온 내부에 앉아 수평으로 펼쳐지는 주변 지형과 풍경, 자연 요소를 조망할 수 있는 수직적 시각물을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입구의 자갈밭을 걸으면서 촉각과 청각 체험을 하고, 흙냄새를 맡으며 후각 경험을 즐긴다. 이 모든 과정이 공감각의 종합예술로 이끈다.

    '도넘 와이너리'는 원래 예술과 와인의 만남으로 명성 높은 곳이다. 2011년 설립된 '도넘 컬렉션' 자체가 세계적 규모의 개인 조각 컬렉션이다. 하우메 플렌자, 아이 웨이웨이, 루이스 브루주아, 수보드 굽타 등 유명 작가 조각품 50여 점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미감(美感)과 미식(美食)은 한 뿌리임을 일깨운다.
    기고자 : 김미리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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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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