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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잠에 들고 깨지 않은 채 깊은 수면 유지해야 잘 잔 것

수면 장애를 앓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수면 장애 환자 수는 2015년 약 46만명에서 2019년 64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때 나타나는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그 답을 들어봤다. 다음은 윤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수면 장애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가 뭘까요

"여러 원인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게 과도한 스트레스예요. 스트레스가 밤에도 뇌를 긴장시켜 쉽게 잠들지 못하게 하는 거죠.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과 전쟁, 경제 위기 등으로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된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요

"잠은 삶에 필수적인 요소잖아요. 수면 패턴이 엉망이 되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죠. 일의 효율성이 낮아지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도 부정적으로 변해버려요. 똑같은 하늘이라도 하늘빛에서 잿빛으로 다르게 보입니다. 오죽하면 과거 잠을 고의로 재우지 않는 수면 박탈이 고문 기술로 쓰였겠어요."

―그럼 '잘 잤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단순히 코를 골고 눈을 감고 있었다고 해서 '잘 잤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70대 부부가 저를 찾아온 적이 있어요. 아내가 '요즘 한숨도 자지 못해 괴롭다'고 말하니 남편이 옆에서 '어제 코도 골고 잘 자던데'라며 끼어들더군요. 그러자 아내가 '불면증이 맞다'며 역정을 내는 겁니다.

아내 분의 말이 맞아요. 잘 자는 것처럼 보여도 불면증일 수 있어요. 잠을 잘 잤다는 건 누웠을 때 금방 잠에 들고 깨지 않은 채 깊은 수면을 충분하게 유지하는 거예요. 그래야 자고 일어나서도 개운한 양질의 수면을 경험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 지켜야 할 행동이 있을까요

"일단 잠이 오지 않는데 침대에 계속 누워있는 행동을 삼가야 해요. 저는 10시간 누워 있다가 6시간 자는 것보다 6시간 누워 5시간 자는 게 더 좋다고 얘기합니다. 보통 불면증을 앓으면 전날 못 잤으니 더 일찍 잠에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른 시간에 침실로 향하는데, 그러기보다는 다른 일들을 하다가 정말 졸릴 때 잠자리에 드는 게 바람직합니다."

―심리적인 노력도 필요할 것 같아요

"맞아요. '오늘은 기필코 잘 자야 해'라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잠을 청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요. 실제 이런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가 없어져도 불면이 이어지는 분들도 상당수예요. 오히려 '하루 정도는 안 자도 돼', '오늘을 즐기겠어'라고 편하게 생각해주는 게 좋습니다. 잠자리가 이미 '전쟁터'로 인식되는 분들이라면 자는 위치를 바꿔주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스트레스를 받아 잠들지 못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어서 힘든 겁니다. 자신을 자책하지 말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잘 해내고 있다며 자기 자신을 위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 '힘들었다'고 머릿속에 입력하기보다는 하나라도 가치 있는 일을 했다면 '괜찮았네'라고 각인해주세요. 이런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회복탄력성이 좋아지고 긍정적으로 사고하게 돼 결국 숙면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기고자 : 하지수 메디컬 리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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