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종이신문보기
뇌전이 온 폐암 환자 30명에게 1년간 렉라자 직접 사용해보니
뇌연수막 전이'가 사라지거나 암 성장 크게 억제되는 것 확인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이중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80~85%를 차지하고 있으며, 30~40%가량에서 EGFR 변이가 나타난다. 물론 여기에 대응하는 항암 치료제가 없는 건 아니다. 치료제만 해도 1·2세대를 거쳐 3세대까지 나왔을 정도다. 특히 3세대 치료제는 1·2세대와 달리 국내에서 만들어졌는데, 대표적으로 유한양행이 개발한 표적 항암제 렉라자<작은 사진>가 있다. 렉라자는 기존 치료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과 내성을 줄이고, 두개강 내 항종양 효과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뇌전이로 이어진 환자에게 유의미한 효능도 확인됐다.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근무하는 안병철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1년 동안 렉라자를 치료에 활용하며 다양한 진료 데이터를 축적했다. 안 교수를 만나 렉라자의 특성과 효능 등에 대해 물어봤다.
―전체 폐암 환자의 대부분이 비소세포폐암일 정도로 가장 많다.
"비소세포폐암은 폐 가장자리에 발생하는 선암과 폐 중심부에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 기타 암 등으로 나뉘는데, 선암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흔히 나타나는 변이 중 하나가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인데, 국내에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 문제는 EGFR 변이 환자 중 70~80%가 뇌전이로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뇌전이 발생률이 높다는 점이다. 뇌전이가 오면 감각저하와 기억력·시력 감퇴가 생기는데, 심할 경우 몸에 마비가 걸려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여기에 필요한 치료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1세대 치료제로 사용된 것이 이레사(게피티닙)와 타세바(엘로티닙), 이후 개발된 2세대 약이 지오트립(아파티닙)과 비짐프로(다코미티닙)다. 하지만 기존 치료제는 뇌를 보호하는 막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했고, 내성과 부작용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다행히 치료제가 발전하면서 3세대 치료제 렉라자가 나와 병을 잘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실제 많은 치료제 중 렉라자는 폐암 신약으로 주목받는다. 1년간 렉라자를 직접 사용해본 전문의로서 어떤 효능을 확인했는지 궁금하다.
"보통 뇌를 싸고 있는 얇은 막에 암세포가 전이돼 눌어붙은 것을 '뇌연수막 전이'라고 부르는데, 증상도 없고 예후가 나빠 치료를 하지 않으면 2~3개월 내 사망한다. 하지만 뇌전이로 번진 비소세포폐암 환자 30명에게 렉라자를 사용한 결과, 암 조직 성장이 크게 억제됐다. 일부 환자들의 연수막을 검사해 보니 암세포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1·2세대 치료제와 비교할 때 렉라자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무엇인가.
"뇌전이가 확인된 EGFR 변이 환자의 두개강 내 침투율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EGFR 변이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한 'LASER 201 임상 1/2상 시험' 결과, 두개강 내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IPFS)은 26개월,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15.1개월로 나타났다. 두개강 내 질환 조절률은 100%였다. 전체 생존기간 결과도 확인됐는데, 렉라자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38.9개월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만큼 환자들의 생존확률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시대에는 암에 걸리면 최소 6개월의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최소 3년 이상의 삶을 보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많이 남았지만,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기고자 : 이영규 메디컬 리포트 기자
본문자수 : 193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